의학·과학 건강

세브란스병원,의료서비스 글로벌수준 업그레이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9.02 17:51

수정 2014.11.05 02:54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이 국내 병원 최초로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을 획득했다. JCI는 미국의 의료기관의 의료 수준을 평가하는 비영리법인 ‘JCAHO’가 세운 기구로 의료기관 평가로는 가장 신뢰도가 높다. 세브란스병원이 JCI 인증을 획득한 것은 국내 병원도 해외 유수 병원과 경쟁할 수 있는 환자치료 조건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브란스병원은 4일 오후 3시 병원 은명대강당에서 JCI 인증을 기념하는 축하행사와 현판식을 갖는다.이 병원은 이 행사를 계기로 장기 파업으로 인한 교직원 갈등과 진료시스템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JCI인증이란

미국 시카고에 본부를 두고 있는 JCI는 미국 의료기관의 의료 수준을 평가하는 비영리법인 JCAHO가 94년에 세운 국제기구다. JCI 인증은 미국 내에서 민간의료보험사가 병원과 계약을 체결할 때 최우선 요구 조건으로 제시할 만큼 높은 신뢰도를 갖고 있다.

JCI 평가의 궁극적인 목적은 의료기관 내 환자의 안전과 양질의 진료를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JCI는 철저하게 의료적인 측면을 평가한다. △약 처방 오류 사고 △환자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스템 △의료진의 업무 수행 절차 등을 평가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병원 선택의 기준이 된다. 즉,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퇴원 후 자택 요양에 이르기까지 질병치료의 모든 과정을 나뉘어 세밀하게 평가한다.

JCI는 미국 내 외과 의사들이 수술 표준화를 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대전의 한 병원에서는 위암환자와 갑상선질환 환자를 바꿔서 수술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다. 만약 JCI 기준을 따랐다면 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박창일 병원장은 “우리나라 최초 병원이라는 전통을 이어 국내 첫 글로벌 의료기관으로 인증받아 자부심을 갖게 됐다”며 “환자 안전 보장 체계와 진료서비스 수준에서 국제기관으로부터 공인받은 만큼 앞으로도 더욱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JCI 인증을 받은 병원은 2007년 8월 현재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24개국에서 126개다. 아시아권에서는 총 65개 병원이 있으며 이들은 싱가포르를 비롯해 그 나라를 대표하고 앞서가는 리더병원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어떤 점이 바뀌었나

사실 환자 입장에서는 당장 어떤 서비스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JCI 시스템은 비상시에 더 큰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도입한 소아용 구급카트의 경우 어린이가 응급상황에 처했을 때 어린이의 키나 몸무게에 따라 응급박스를 색깔로 구분해 정확한 약 용량을 처방할 수 있게 돼 있다.

또 수술실에서 수술 환자가 바뀌는 것에 대비해 ‘수술실 타임아웃제’를 도입했다. 수술실에서 간호사가 수술환자 이름과 수술방법, 부위 등을 외치면서 각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절차를 말한다. 환자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의료진 뿐만 아니라 환자 식사를 배식하는 사람까지도 심폐소생술을 교육했다.

차트의 정확성도 높아졌다. 예전에는 대장내시경을 할 때 정상이면 차트에 ‘정상’이라고만 적었지만 이제 장의 상태, 환자가 금식 등의 지시사항을 지키고 검사를 했는지 여부 등도 자세하게 적는다. 물론 진료할 때도 마찬가지다. 자세한 문진 기록을 컴퓨터로 모두 입력해야 한다.

또 환자의 동의없이 입원시키는 일은 절대 안된다. 입원하려면 환자의 자필서명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환자는 입원이 결정되면 병동의 생활과 규정, 진단서 발급방법, 도난 등의 주의사항을 안내 받는다. 입원기간에 어떤 치료 받게 될 것인지, 치료 과정과 내용뿐만 아니라 화재 시 대피할 비상구와 대피 방법도 자세히 들을 수 있다. 퇴원하게 되면 입원 기간에 불편했던 점이나 불만에 대해 설문평가를 받고 간호과장과의 상담과 함께 퇴원한 후 주의사항까지 설명한다.

감염도 철저하게 관리한다. 예전에는 병실마다 세면대가 있었지만 이제 병상마다 손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손으로부터 발생하는 감염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수술실도 마찬가지다. 수술 중 이물질이 튈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해 보호구를 착용한다.

공기감염도 철저히 막았다. 세브란스병원 수술실에 들어가는 공기는 0.3μm 이상의 입자를 99.97 % 이상 제거할 수 있는 ‘헤파필터’로 관리되는 만큼 안전하고 깨끗한 공기다.
이 공기는 수술실 안에서 머무는 게 아니라 공기를 밖으로 밀어내는 양압시스템을 이용해 밖으로 빼낸다. 오염 가능성이 있는 외부공기의 유입을이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서다.


또 간호사가 환자를 처치한 후 눈이나 얼굴에 튄 이물질을 씻을 수 있는 아이워시존도 층마다 설치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