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이온수기 내수·수출시장 급팽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9.09 20:23

수정 2014.11.05 01:55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약알칼리 이온수(pH7.5∼8.0)의 효능을 공식 인정하고 이를 이온수기에 표기하거나 광고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효능 표기나 광고가 허용될 경우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이온수기 판매가 본격화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기존 정수기 시장을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식약청, 알칼리수 효능 인정, 이온수기 표기 허용

9일 이온수기업계에 따르면 식약청은 최근 의료기기심의위원회를 열고 알칼리 이온수의 효능을 공식 인정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식약청측이 인정한 알칼리수 효능으로는 ‘만성설사’, ‘소화불량’, ‘위장내 이상발효’, ‘위산과다’, ‘제산효과’ 등이다.

식약청은 식약청장의 승인을 거쳐 조만간 이를 공식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온수기 업체들이 알칼리수의 효능에 관한 내용을 이온수기에 표기하거나 광고 문구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식약청은 지난 1990년대 말까지 알칼리수의 효능을 일부 인정해오다 이온수기에 대한 과대·허위 광고 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최근 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증가로 이온수기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는 가운데 의료용기기로 분류되고 있는 이온수기에 대한 목적(효능)이 제대로 명시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자 이를 다시 인정키로 한 것.

■홈쇼핑 판매, 해외 수출 확대 기대감 고조

정부의 알칼리 이온수 효능 인정 방침이 전해지자 이온수기 업계는 벌써부터 판매 확대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특히 단기간에 큰 폭의 시장 확대가 가능한 홈쇼핑 판매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온수기업체 A사 관계자는 “그동안 효능 부분을 인정받지 못해 홈쇼핑방송에 출연하더라도 선전할 내용이 없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내수는 물론 수출길도 활짝 열릴 전망이다. 유럽, 미국 등지에서 이온수기 종주국인 일본 제품과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국내 이온수기 업체들에 희소식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일본업체들은 효능에 대해 정부로부터 인증받았다는 사실을 앞세워 홍보해 왔지만 국내 업체들은 그렇지 못했던 게 사실. 현재 국내 이온수기 시장 규모는 1500억∼2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정수기 시장 대체 하나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온수기가 정수기시장을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기분해방식의 이온수기는 아니지만 ‘중공사막방식 필터’로 만든 알칼리수 생성 정수기를 판매해온 교원 L&C도 이번 기회에 시장 판도가 뒤바뀌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교원L&C측은 “그동안은 역삼투압 방식의 깨끗이 정수된 물이 대세였지만 이온수 효능이 알려지면 소비자들이 건강한 물을 많이 찾게 될 것”이라며 “한마디로 우군을 얻은 격”이라고 반겼다.

이에 반해 다른 정수기 전문 업체들은 알카리 이온수의 효능이 인정되더라도 이온수기가 단기간에 정수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수기와 이온수기는 기본적으로 사용 목적이 다른 제품이라 사용 고객층도 구분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웅진코웨이를 비롯해 그동안 이온수기 판매를 병행해온 주요 정수기업체들은 이온수기 시장이 커질 경우 신모델 출시 등을 통해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웅진코웨이 전략기획본부 김동현 상무는 “이온수기는 의료기기 성격이 강해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더욱 중요시 여길 것”이라며 “브랜드 파워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초기 시장 선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skang@fnnews.com 강두순 양재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