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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일석삼조 분할운용’ 위험분산

김한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기금을 나눠 운용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포트폴리오의 기본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일반인들의 재테크 격언을 200조원이 넘는 거대 국민연금기금에도 적용한 것이다.

■국민연금 분할 운용안 나오기까지…

지금까지 국민연금기금이 비전문가들의 손에 의해 운용됐던 것은 대표성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국민연금은 전국민을 가입자로 하는 특성상 가입자들의 대표성이 중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전문가들은 불안정한 주식보다는 확실한 이자수익이 보장되는 채권에 주로 투자했고, 이는 낮은 수익률로 이어졌다. 연기금의 지난해 수익률은 5.77%로 캐나다(17.4%)와 미국(15.74%) 등 외국 연기금에 비해 턱없이 낮다.

그래서 정부는 국민연금기금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정부로부터 완전히 떼어내고, 7명의 위원 모두를 금융·자산운용 분야 민간전문가로 구성한다는 계획을 11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위원회는 기금운용의 최종 정책결정권을 갖고, 실무는 현재 기금운용본부가 확대·개편돼 새로 세워지는 기금운용공사가 맡게 됐다.

문제는 전문성을 강화했다고는 해도 기금운용공사 홀로 연기금 운용을 책임지기에는 기금의 규모가 너무 커져버렸다는 데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212조원에 이르는 국민연금기금은 2012년 400조원을 넘어서고, 2035년이면 1715조원까지 늘어난다. 기금운용공사의 인원이 기존 기금운용본부(95명) 보다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을 고려하면 100명 정도의 인원이 수백조원을 운용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한 명의 실수로 천문학적인 손실을 보게되는 것이다.

■위험회피·금융허브 발전·지수안정성 확보…‘일석삼조의 분할 운용’

이에 정부는 기금을 쪼개어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결정했다. 소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분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금을 나눠 복수의 기금운용위와 기금운용공사를 두는 방식 △기금운용위와 기금운용공사 외에 자산을 따로 운용할 민간자산운용사를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만약 민간 자산운용사를 활용한다면 한국에 본사를 두고 내국인을 고용하는 조건을 제시해 해외운용사를 끌어들이는 등 금융허브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기금을 어떻게 나눌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단순한 균등 분할 △가입자연령대 △자산종류 △자산만기 등이 논의되고 있다. 예컨대 자산만기별로 기금이 나눠진다면 2∼3년 이내에 연금을 타야 할 이들의 돈은 안정성 위주로 운용하고, 30년 이상이 남은 이들의 돈은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식이 될 전망이다.

이같은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국내 주식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의 ‘공습’을 막아줄 대형 투자기관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하버드재단, 헤르메스 등의 거대 기관투자가가 탄생하는 것이다.

사실 그간 국내주식시장은 외국인들이 사고 파는 데 따라 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했다. 2005년부터 외국인과 지수의 동조화가 어느정도 사라지긴 했지만 외국인들의 파워는 여전하다. 국내에 다수의 대형 기관투자가가 절실한 이유다.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연구원은 “연기금을 운용하는 공사들이 여러개 생긴다면 수익률 제고를 위해 국내주식에 지금보다 더 투자하게 돼 지수안정성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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