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국민연금기금 쪼개서 운용한다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기금을 쪼개서 운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국민연금기금의 규모가 거대화되면서 지금처럼 한 곳에만 운용을 맡기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212조원에 이르는 국민연금기금은 2012년 400조원을 넘어서고 2035년이면 1715조원까지 늘어나는 등 ‘슈퍼 공룡’으로 변해가고 있다.

따라서 이 방침대로 연기금을 운용하는 주체가 여러 곳으로 나눠진다면 우리나라에도 캘퍼스, 하버드재단, 헤르메스 같은 대형 투자자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운용을 할 수 있는 국내 기관투자가가 생긴다는 뜻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커다란 안전판이 될 전망이다.

11일 정부가 발표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체계 개편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연금기금의 거대화에 따른 시장영향과 소수에 의한 운용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기금을 분할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변재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기금이 ‘연못 속의 고래’라고 할 만큼 거대화되고 있다”면서 “기금운용을 맡을 기금운용공사를 2개 이상 세우는 것에서부터 민간자산운용사를 활용하는 방법까지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금을 분할 운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단순히 자산을 ‘N(기금운용주체 숫자)분의 1’로 나누는 방법 △가입자 연령대별로 자산을 나누는 방식 △자산 종류별로 분할하는 방안 △자산 만기별로 쪼개는 법 등 다양한 안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기금을 위탁 운용하는 외부 운용사의 재량권도 크게 늘어난다. 지금까지 자산운용사들은 위탁된 연기금의 운용만 담당했지만 앞으로는 전략적 자산배분까지 맡기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처럼 의사결정의 분권화를 추구하면 운용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분할 운용 작업은 기금운용공사 설립이 끝난 뒤에 추진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 국민연금공단 내에 있는 기금운용본부를 공단에서 떼어내 무자본 특수법인 형태의 기금운용공사로 확대 개편한 후 기금 운용 실무를 맡긴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1단계로 연못 속에 불순물이 안 들어오게 하고 난 뒤 2단계로 연못 속의 고래를 조그맣게 나누겠다”고 말했다. 기금운용의 독립성을 위해 우선 기금운용공사를 세워야 공사를 복수화하는 것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인 국민연금운용위원회를 모든 정부부처에서 떼어내 민간 전문가들로만 구성된 독립 상설위원회로 전환키로 했다. 지금까지 운용위원회는 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관계부처 당연직 위원과 가입자 및 사용자 대표 추천 위원 등으로 구성돼 있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와 함께 운용위원회가 정부에서 독립하더라도 기금운용에 대한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금융감독위원회,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 협의처에서 협의하고 그 결과를 복지부 장관이 내놓을 수 있도록 했다.

/[email protected] 김한준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