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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위 기자실 공사 금융사 분담금 사용

박지혜 기자
파이낸셜뉴스

은행·증권 등 금융회사의 감독분담금을 받아 운영되는 금융감독원이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따른 기자실 공사 비용을 금융감독위원회 대신 부담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금감원이 도덕적해이(모럴헤저드)에 빠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회사로부터 감독분담금을 받아 운영되는 특수법인(민간조직)의 돈으로 기자실 공사비용을 치렀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조직인 금감원이 김용덕 금감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취임에 맞춰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솔선수범했다는 눈총도 받고 있다.

12일 금융감독 당국에 따르면 최근 당국이 기자실 공사를 진행하면서 정부조직인 금융감독위원회가 아닌 금융감독원이 공사비 3500만원의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이번 공사를 통해 기사송고실과 브리핑실을 분리하고 공보실 입구에 유리문을 설치해 기자들의 출입을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정부와 일정거리를 확보해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금감원이 공사 비용을 지불한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기자실 공사가 정부 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비용은 정부조직인 금감위가 내야 한다는 것.

특히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분담금을 받아 운영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이런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은행·증권·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이 부담한 감독분담금이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들어간 셈이다.

금감원의 연간 운영수입 중 금융사들이 내는 감독분담금은 80% 이상. 금융사 분담금은 2003년 1240억원에서 2007년 1913억원으로 4년간 54.3%나 급증했다.

기자실 공사를 진행한 여타 정부기관의 경우 자체 예비비를 지출하는 방법으로 공사 비용을 조달했다.

사무실 방문금지 등 금융감독당국이 청와대 방침에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최근 금감위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의 방침이 강한 만큼 어쩔 수 없다"며 "기자들의 이해와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금융감독 당국도 어쩔 수 없이 시늉만 내는 것이라는 항변으로 들린다. 그러나 취재제한 조치 현황은 정부의 선진화 방안과 일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정부조직인 금감위 기자실과 금감원 기자실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금감원 소유로 금감위는 월세를 내고 있는 상황이고 금감위와 공동으로 쓰는 기자실이므로 건물주인 금감원이 비용을 내는 것이 맞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또다른 관계자는 "민간조직인 금감원이 정부 뜻에 그대로 따르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감원 노조는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반대한다"며 "기자실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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