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식별번호 010만 허용’ 논란 가열

3세대(G) 이동전화에 010 식별번호만 허용토록 한 정부 정책이 소비자 편익에 부합하느냐를 놓고 업계·시민단체 간 논쟁이 한창이다.
3G에 010만 쓰도록 제한한 것은 향후 모든 이동전화 식별번호를 010으로 통일하기로 한 정책에 근거해 나왔다.
그러나 정보통신부가 LG텔레콤의 3G 서비스인 리비전A도 010만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이후 업계·시민단체가 ‘소비자’를 앞세워 ‘아전인수’식 논리 싸움을 하고 있다.
■LGT, “340만 소비자 편익 침해”
LG텔레콤은 리비전A에 010만 허용되면 자사의 340만명에 달하는 고객들이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340만명은 011·016·017·018·019 등 기존 2G용 식별번호를 쓰고 있는 가입자 숫자다.
LG텔레콤은 내년부터 대부분의 단말기를 리비전A 방식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앞으로 340만명의 고객이 LG텔레콤 내에서 휴대폰을 바꿀 때 본인 의사와는 다르게 번호를 교체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LG텔레콤은 SK텔레콤·KTF를 포함, 현재 2000만명이 넘는 2G 식별번호 고객이 LG텔레콤으로 번호 이동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도 문제로 삼고 있다.
■시민단체, “010통합 정책은 소비자 불편초래”
리비전A 식별번호가 이슈가 되자 돌연 시민단체인 녹색소비자연대가 정부의 3G 010 번호 통합 정책은 잘못됐다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전응휘 녹소연 위원은 “종전에 사용하던 이동전화 번호를 3G에서 못쓰도록 한 정책은 문제가 있다. 모든 3G에 기존 2G 번호를 사용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녹소연은 리비전A뿐 아니라 SK텔레콤·KTF의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에서도 2G 번호가 사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 위원은 “WCDMA에 2G 번호를 사용해 발생하는 특정 사업자의 시장 독식 문제 등은 접속료 등으로 사업자 사이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비전A에 010만 허용키로 한 정통부 정책이나, 모든 3G에 2G 식별번호를 써야 한다는 녹소연 주장이나 LG텔레콤 처지에서 보면 똑같이 불리하다.
이 때문에 LG텔레콤은 “리비전A에 2G번호를 사용하라는 주장은 환영이지만 WCDMA에까지 2G 식별번호를 쓰자는 건 반대”라는 입장이다.
■KTF “2100만 소비자를 생각하라”
KTF도 시민단체의 ‘010 통합 정책 무용론’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KTF는 지금까지 정부의 번호통합 정책에 부응, 010 식별번호로 WCDMA 가입자를 모으는 데 주력해 왔다.
KTF는 이미 2100만명에 달하는 고객들이 정부의 정책을 믿고 010번호로 바꿨다는 점에서 ‘010 식별번호 통합’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KTF 관계자는 “향후 모든 식별번호가 010으로 단일화되면 휴대폰 가입자끼리는 ‘010’ 번호 없이 8자리만 눌러도 통화가 가능하게 된다”며 “010번호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런 혜택은 불가능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정통부가 명확한 정책 의지 보여야”
리비전A 식별번호에서 촉발된 논란이 010 번호 통합 정책 논란으로 확대되자 주무부처인 정통부가 보다 명확한 정책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통부는 현재 50% 수준인 010 사용자가 80%가 되는 시점에 모든 번호를 010으로 통합하는 정책을 ‘검토한다’는 설명 정도만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010 번호 정책을 둘러싸고 업체·시민단체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정통부는 이동전화 식별번호를 언제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허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