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세계경제 위기론

세계 석유생산이 수년내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서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서고 세계경제는 대공황과 같은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CNN머니가 지난주말 보도했다.
이미 석유생산은 정점에 달했거나 앞으로 수년 내에 정점에 달한 뒤 급감세로 돌아서 최악의 경우 공황을 부르고 지구 곳곳에서 수십억명이 굶주림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 ‘석유생산 정점론’을 따르는 일부 비관론자들의 주장이다.
CNN머니는 대부분 전문가들이나 정부기관, 석유메이저들은 이같은 비관론에 동조하고 있지 않지만 제임스 슐레진저 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 로열 더치 셸 전 회장 등 유력인사들 사이에서도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부분 비관론자들은 석유업계나 정부가 발표하는 석유생산 관련 지표들에 대해 지독한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미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은 세계 석유생산이 오는 2030년까지 수요증가세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증가해 현재 하루 8500만배럴에서 1억1800만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석유생산 정점론과 관련한 책 3권을 쓴 화석연료 이후 연구소(포스트 카본 인스티튜트) 연구위원 리처드 헤인버그는 “EIA가 전망하는 것과 같은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정상적인 세계 석유생산은 이미 지난 2005년 5월 정점에 이르렀다”며 “세계 최대 석유생산국 48개국 가운데 33개국에서 석유생산이 이미 감소세로 돌아섰고 석유매장지 발견 역시 지난 1964년에 이미 최고수준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헤인버그는 특히 EIA가 향후 새로운 석유발견과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지목한 중동 지역과 관련해 “이 지역의 석유부존량 통계는 지금껏 체계적으로 과장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가 이 지역에서 나오는 통계를 액면 그대로 믿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를 발표하는 곳이 국영 석유회사들이며 이 수치들은 결코 검증되는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헤인버그는 석유생산이 하루 1억1800만배럴로 급증하는 대신 향후 수년간 석유생산이 정점에서 움직이다가 2010년부터는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2015년께는 유전마다 석유가 고갈되기 시작하고 새 유전지대 발견은 어려워지면서 생산 감소세가 급격해 지며 2030년께는 전세계가 하루 3000만배럴의 석유로 경제를 꾸려가야 할 지경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헤인버그는 “이는 세계 경제에 막대한 충격을 미칠 것”이라며 “대공황 당시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석유 부족으로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비료에 의존하는 농작물의 작황이 급감하면서 수십억명이 기아로 사망할 수 있다면서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주류 분석가들은 이같은 비관론을 일축하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오펜하이머의 선임 에너지 애널리스트 페이들 가이트는 “이런 논리는 지나치게 선정적인 도박”이라며 “석유는 풍부하지만 채굴에 비용이 많이 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껏 세계 석유소비량은 1조배럴 정도이며 현재의 기술, 가격, 유전지대 발견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3조배럴은 더 캐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이트는 석유업체들이 현재의 기술과 가격으로 채굴이 가능하다고 보는 석유의 양을 나타내는 입증된 석유 부존량이 지난 30년간 매년 증가세를 기록했음을 상기시키고 “기존 유전지대에서도 앞으로 더 많은 석유가 발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회사들은 비용 문제로 인해 어떤 유전지대에서도 전체 석유부존량의 30∼40% 이상을 생산해내지 않고 있다”면서 “가격이 오르면 석유업체들이 각 유전에 남아있는 석유를 채굴할 기술을 개발토록 하는 인센티브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앞서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의 렉스 틸러슨 회장도 지난 2005년 한 신문 인터뷰에서 “세계대전 이후 석유수요가 증가하던 1914년, 1939년, 1951년에 이같은 석유생산 정점론이 확산됐고 1970년대에도 다시 나타났다”면서 “이런 주장들은 늘 그릇된 것으로 입증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고 CNN머니 전했다.
CNN머니는 석유시장에 이같은 비관론과 낙관론이 혼재하고는 있지만 유가가 지난 10년간 8배 급등했다는 점에 비춰 대부분 분석가들이 앞으로도 석유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벅찬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송경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