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기업 CP발행 급증 이자부담 커졌다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기업어음(CP) 발행으로만 몰리고 있다.

회사채 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있고 사모 회사채 발행도 정부의 발행분담금 부과 방침에 거의 중단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만기 도래하는 공모사채나 사모사채 상환을 위해 단기자금인 CP 발행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또 은행들도 시중 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증권사 자산종합관리계좌(CMA)로 몰리자 은행채를 대규모로 찍어내고 나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잇따라 올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가 막히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31조6000억원에 달했던 사모사채는 지난 8월 27조8000억원으로 4조원가량 줄었으며 하반기로 갈수록 가파르게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지난 7월 이후 사모사채에 발행분담금 36bp(0.36%)를 부과하면서 올해 말부터는 사모사채와 관련된 이슈가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윤영환 연구원은 “사모사채 발행 분담금을 부과하면서 사모사채 발행 감소 추세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이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CP 발행규모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 17조100억원이었던 CP 발행액은 지난 8월 26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중 일반 CP는 지난 5월 7조6000억원에서 10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공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공기업들이 발행한 CP 규모는 지난 5월 1조7000억원 수준에서 지난달 3조4000억원으로 배나 증가했다.

기업들이 단기자금 조달 창구가 막히면서 CP 발행으로 자금 조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은행들도 올들어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올해에만 21조원 규모의 은행채를 새로 발행한 것도 기업들의 CP 쏠림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기업들이 다른 자금 조달 창구가 막히면서 CP 발행으로만 자금을 조달할 경우 기업의 체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CP 발행은 자금 조달 비용이 다른 것보다 높아 기업들이 그동안 꺼려왔다.

KIS채권평가 이진오 연구원은 “기업자금 조달시장에서 다른 대안이 사라지면서 CP 발행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자금 조달 비용이 높은 CP 발행으로만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나서면 향후 기업들의 이자비용이 지금처럼 계속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최근 기업들이 금리 눈치를 보고 있다”며 “자금시장 구조상 CP 규모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안만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