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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판매사 ‘텃세’ 심하다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은행, 증권 등 펀드판매사들의 ‘펀드 편식’이 심해 가입자들의 선택 기회가 제한받고 있다.

특히 공급자 위주의 펀드 시장에서 이런 편식현상은 수요자를 수동적으로 만들어 결국 펀드에 가입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효율적인 자산배분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자산운용·증권·은행 업계에 따르면 판매사들의 계열 운용사 밀어주기, 특정 운용사 배제, 일부 펀드 집중 판매 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은행·증권사들의 계열사 밀어주기 또는 특정 운용사 배제다.

은행 계열의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운용사가 은행을 모회사로 가지고 있다면 계열 은행 외에 타 은행의 판매망에 펀드 이름을 올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오히려 어떤 때는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 자산운용사보다 못한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물론 은행들이 타 계열 운용사 진입을 제도적으로 막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운용위원회와 상품선정위원회 등에서 펀드의 수익률, 위험지수, 설정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며 타 은행 계열 운용사도 신청하면 관련 절차에 따라 판매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경우 KB자산운용 등 다른 계열운용사를 판매 가능 리스트에 포함돼 있지만 이들 회사의 펀드를 판매한 전례는 없다.

이와 같이 특정 운용사 펀드를 의도적으로 판매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은행뿐만 아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금까지 자회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나 맵스자산운용의 펀드만 집중적으로 판매, 타 운용사들로부터 볼멘소리를 듣고 있다.

한 운용사 마케팅 담당 임원은 “자신들의 계열사 펀드는 모든 판매사에서 다 팔면서 오히려 타 운용사에는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은 불공평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자사 지점을 찾는 고객 대부분은 미래에셋의 펀드를 찾기 때문에 굳이 타 운용사의 펀드를 추천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이들 운용사 펀드 진입을 막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처럼 계열 운용사 밀어주기나 특정 운용사 배제 등으로 이들 관계사의 펀드 판매 비중은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협회가 지난 6월30일 기준으로 조사한 운용사별 펀드판매현황에 따르면 신한BNP파리바투신의 경우 신한은행 판매 비중은 78%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SH자산운용 역시 굿모닝신한증권과 신한은행의 판매 비중이 70%를 넘는다. 미래에셋맵스도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에서 73% 이상을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 하나UBS자산운용도 하나대투증권과 하나은행 판매 비중이 85%에 이른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대표는 “많은 판매사가 예전보다 경쟁 계열 운용사에 판매망을 열어 놓는 예가 많아지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선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며 “특히 이런 특정 운용사 밀어주기는 선택폭을 제한해 수요자들이 펀드를 제대로 고를 수 없도록 한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은행계열 운용사 사이에서는 판매망 다변화 등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protected] 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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