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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환율 들썩…횡보장 오래갈까

박지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9.18 05:35

수정 2014.11.05 00:49

국제유가, 금리, 환율 등이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유가는 최근 고공행진을 거듭했고 미국 금리인하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안정세를 보이던 환율도 다시 들썩거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 상승세가 한풀 꺾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들썩거리는 유가와 환율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데다 올 연말에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가 거침없이 오르면서 기업 실적에도 비상이 걸리고 있다.
특히 유가상승은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유가가 한단계 레벨업이 되는 상황이 된다면 증시 전반에 ‘체계적 위험 요인’을 키우는 불안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 연구원은 “특히 국제유가 상승이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환율도 불안하다. 최근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는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지난 8월 달러당 94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이번주 들어 달러당 920원대로 떨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지금과 같은 수준의 환율에는 적응할 수 있지만 달러 약세가 가속화할 경우 자동차,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리인하 효과는 제한적

미국 금리인하 효과도 예상만큼의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미 시장에서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고 이미 주가에 미리 반영된 상태다. 금리인하 폭이 0.25%포인트냐 0.5%포인트냐만이 시장의 관심 대상일 뿐이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하할 경우에는 증시에 큰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FRB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경우 세계 증시는 큰 혼란을 겪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금리인하는 시기가 중요하다”며 “과거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하강한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금리인하는 만능도 무능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도 “금융시장은 0.25%포인트의 금리인하 기대를 이미 반영하고 있다”며 “미국 금리인하가 주식시장에 추가적인 상승의 계기가 되지는 못할 듯하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금리인하가 실물경제이 미치는 영향보다는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금리인하가 주가상승의 촉매로 작용하기는 힘들다”며 “경기침체를 막아낼 것이라는 믿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믿을 건 실적주

최근 증시는 낙관보다는 비관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유가, 환율 등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미 금리인하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도 당분간 지루한 박스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박스권 장세가 유지될 경우에는 실적이 가장 중요한 투자 잣대라고 조언하고 있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상승시 추격매수보다는 조정시 저점매수 전략이 유리하다”며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실적”이라고 강조했다.
배 연구원은 “당분간 실적이 뒷받침되고 기관 매수세가 꾸준한 철강, 건설, 조선, 화학 등의 업종에 대한 단기 무게중심을 두고 매매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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