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와 재할인율을 대폭 인하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시작된 신용위기를 잠재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이번 조치로 세계 산업 전반에 퍼진 신용경색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 인하 조치가 있을 지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FRB, 큰폭의 금리인하 왜 했나
지금까지 잘못된 투자에 대한 투자손실을 중앙은행은 보호해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던 FRB가 강도 높은 통화완화 정책을 시도한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난 8월 고용동향을 통하여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8월 미국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수가 전월대비 4000명 감소하며 지난 2003년 8월 이후 48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또 8월 소매판매도 변동성이 심한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0.4% 하락해 소비지출이 감소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금리 인하, 경제에 도움되나
FRB의 기준금리와 재할인율 0.5% 인하는 금융시장을 놀라게 할 만큼 큰 폭이었다. 즉, FRB는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해 신용경색 위기가 급속히 진행되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모기지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주택가격이 오르면 주택시장의 냉각기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모기지 대출 이자를 내야 하는 모기지 대출자들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변동금리로 모기지 대출을 받아 내년까지 고금리로 다시 조정되는 주택 보유자들이 200만명에 이르도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데이비드 위스 수석연구원은 “전체 인구의 1∼2% 정도가 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작용할 만큼 위험도는 심각하다”면서 “이번 금리 인하 조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UCKA 앤더슨 포케스트의 에드워드 리머 UCLA앤더슨 책임자는 “제로금리가 되어도 모기지 투자자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은 30∼35% 정도”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푸남투자자문사의 데이비드 켈리 경제 자문사는 “부동산 부문을 제외하고는 월가의 신용경색과 경제 전반에 걸친 영향을 구분하기는 어렵다”면서 “월가를 벗어나면 신용경색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CNN머니는 금리가 낮아지면 미 재무부 채권 등에 대한 금리가 낮아져 해외투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리 추가 인하하나
리먼브러더스의 드류 매튜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리와 재할인율을 동시에 인하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위험’을 언급한 것은 이번 조치로 끝이라는 ?”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경우 중앙은행이 투기꾼을 보호한다는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즉, 이번 0.5%의 금리 인하로 받은 비난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채권왕인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방기금금리가 현재 4.75%에서 최대 3%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로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을 2.5∼3.0%대로 유지하려면 연방기금금리가 3%대까지 하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3%까지 떨어질 것으로 생각지는 않지만 3.0∼3.25%의 금리는 매우 현실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FRB가 오는 12월쯤 추가 금리 인하 조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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