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이건희회장의 ‘공격적 규제완화’ 촉구

파이낸셜뉴스

이건희 삼성 회장이 공격적인 규제완화를 촉구했다. “선진국이 교과서”라며 “아직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가 안 되지만 잘만하면 3만달러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드위치론으로 경종을 울렸던 이 회장이 이번엔 규제완화라는 화두를 던진 셈이다. 샌드위치론이 위기 의식을 강조한 것이라면 규제완화는 우리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적극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규제완화 촉구가 새로울 건 없다. 그동안 전경련·상의 등 경제단체들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전제조건으로 규제완화를 ‘입이 닳도록’ 요구해 왔다. 마침 전경련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실시를 앞두고 두 나라의 규제를 비교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예상대로 한국은 규제 천국이었다. FTA 이후 한국에 진출하려는 미국 기업들이 되레 걱정할 정도다. 윌리엄 오벌린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은 한국 정부의 규제를 노사분규와 함께 기업 활동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고 있다.

정부는 미온적인 반응으로 일관해 왔다. 오죽했으면 지난달 감사원까지 나서서 겉치레식 규제개혁에 일침을 가했겠는가.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신설·강화된 규제가 폐지·완화된 규제보다 더 많았다. 정부는 기업환경개선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는 등 나름대로 제스처를 보였으나 재계는 수도권 규제완화 등 알맹이 빠진 대책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을 뿐이다.

규제완화에 관한 한 참여정부는 역주행했다고 보는 편이 옳다. 놀랄 만한 공무원 늘리기가 이를 입증한다. 현 정부는 지난 4년 간 중앙공무원 4만8500명을 늘렸고 올해 1만2300명을 추가로 충원할 계획이다. 공무원이 늘면 규제는 따라서 느는 게 보통이다. 규제개혁이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다.

규제완화는 기업의 힘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기업이 크면 나라 경제는 저절로 큰다. 정부는 우리 경제의 생존이 달려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규제완화에 나서줄 것을 재차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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