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마노우치(나가노현)=글·사진 송동근기자】나가노현 오부세(小布施)에서 취재를 마치고 온천마을 유다나카 시부온천(湯田中 澁溫川)으로 향했다. 이곳은 1300여년의 온천역사와 함께 소박한 정서를 간직한 9개의 온천거리 마을로 유다나카역에서는 차로 약 10분거리에 있다.
■일본 정서와 낭만이 넘치는 시부온천마을
시부온천이 있는 이곳 야마노우치(山ノ內)는 나가노현의 북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에는 시가(志賀)고원을 비롯해 기타시가고원과 유다나카 시부온천마을 등 3개의 관광 지역으로 나눠진다. 또한 죠신에츠국립공원의 한가운데 자리한 시가고원에 오르면 47㎞에 달하는 시가구사츠고원이 루트쪽으로 이어져 그야말로 그림같은 자연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유다나카 시부온천 마을에는 신유다나카, 호시카와, 호나미, 가쿠마, 시부, 간바야시, 지고쿠다니 등 9개의 온천 거리가 있어, 일본 전국에서도 온천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에 처음 온천이 솟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 부터 약 1300년전. 그 당시부터 70∼80무색 투명의 ‘온천치유’라 불리며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탕치장(湯治場)으로 널리 애용돼 왔다. 또한 일본 최고(最古)의 불상이 있는 국보 젠코지(善光寺)의 참배를 위해 구사츠가도를 도는 여행객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온천으로서 발전해 온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이곳 온천 거리를 걷다보면 다케다 신겐과 관련된 온천절을 비롯해 국가유형문화재로 운치있는 외관과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무대가 됐던 카나구야(金具屋) 등 많은 문화유적이 눈에 뛴다.
시부온천이 다른 곳보다 특별한 이유는 골목 곳곳에 소박한 탕치장 분위기의 ‘외탕(外湯)’이란 조그만 온천욕장이 있기 때문이다. 9개의 외탕을 순번으로 돌면서 온천욕을 하면 고생을 면하게 되고 귀신액막이, 병마퇴산, 순산, 육아건강, 불로장수 등의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여관에서 판매하는 순욕(巡浴) 수건(300엔)을 사서 1번 탕부터 9번 탕까지 차례로 온천에 들어가는데, 목욕후에는 수건에 스탬프를 찍는다. 이는 여행기념도 되지만 온천욕을 통해 일상의 소박한 기원을 담으려는 일본인들의 독특한 온천문화가 반영된 것이다.
이곳 시부 온천마을 거리에도 이윽고 해가 저물어 어둠이 내린다. 300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에도시대 민가들이 잔뜩 늘어선 좁다란 골목 길, 가로등 불빛 사이로 어디선가 일본의 전통악기 샤미센 연주 소리가 구성지게 들려 온다. 이렇게 일본 온천마을의 밤은 깊어가는데, 유가타(浴衣)에 게타(일본전통신발)를 신고 한적하게 거니는 젊은 남녀는 시간가는 줄 모른다.
■원숭이 전용 온천 지고쿠다니
시부온센에서 유미치 산책로를 따라 약 1.6㎞(도보 30분)를 걸어 오르면 야생원숭이들 300여마리가 모여사는 원숭이 마을 지고쿠다니 야엔코엔(地獄谷野猿公苑·야생원숭이공원)이 나온다.
이곳은 나가노현 북부, 죠신에츠고원 국립공원의 시가(志賀)고원을 원류로 하는 요코유강 계곡에 위치해 있는데, 야생원숭이 모자가 온천에 몸을 담그고 지그시 눈을 감고 온천욕을 즐기는 모습에 사람들은 포복절도한다.
세계에서 하나뿐인 원숭이 전용 온천 지고쿠다니는 지난 1964년 문을 연 이래 야생원숭이의 생태를 직접 관찰하는 장소로, 또 온천욕을 즐기는 원숭이의 신기함 때문에 전세계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여행객외에도 연중 많은 원숭이 연구자와 사진작가들도 이곳에 찾아든다.
동물들을 보호하는 산악지대에 있는 이곳은 재미있는 원숭이와 함께 90℃의 펄펄 끓는 온천수가 20m가량 솟아 오르고 있어 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험준한 절벽과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온천증기, 이와 같은 광경을 본 옛 사람들은 이곳을 ‘지옥계곡’이라고 불렀다. 현재는 원숭이들이 두 그룹으로 나뉘어 무리를 지어다니며 야생상태로 살고 있는데, 이곳에 갔을 때에는 이들을 손으로 만지거나 놀라게 하면 안 된다.
이곳의 원숭이들은 애완동물이 아니므로 함부로 접근하면 원숭이들이 신변에 위험을 느낀 나머지 사람을 위협하거나 물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숭이 사회에서는 가까이에서 상대의 눈을 빤히 쳐다보는 것은 적의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먹을 것을 보이거나 주지 않고 가급적 거리를 두고 떨어져 조용히 관찰하는게 좋다. 원숭이들이 먹이를 얻어 먹는 버릇이 생기면 사람을 보고 먹이와 물건을 빼앗거나 발밑에 모여 들어 매우 위험하게 된다. 또 개나 고양이는 절대 데리고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원숭이들이 자기들 이외의 동물들을 싫어하기 때문인데, 특히 개는 ‘견원지간’이란 말도 있듯이 원숭이의 천적이다.
/dksong@fnnews.com
■사진설명=시부온천마을의 밤 골목을 온천욕객이 거닐고 있다. /사진=송동근기자
■항공/열차
-서울(김포)-하네다/JAL, KAL, 아시아나 출발(1시간 50분 소요)
-열차/도쿄역에서 나가노역까지 나가노신칸센으로 1시간 19분 소요
-오사카(신오사카역)에서 나고야역까지 도카이신칸센으로 52분-나가노역까지 쥬오선(특급 시나노)으로 2시간 43분 소요
-나가노역-오부세역(특급 22분)-신슈나카노(9분)-유다나카역(15분)-시부온천(버스 7분)
-나가노에서 유다나카역까지 나가노 전철(특급)로 46분 소요
-도쿄-나가노(나가노신칸센 79분)-유다나카(나가노전철 40분)-간바야시온천(나가노버스 15분)-지고쿠다니(야생 원숭이공원)
-나가노전철 유다나카역 (0269)33-3145/나가덴버스 유다나카역 영업소 (0269)33-2563
-전세택시: 혹신관광 (0269)33-3161
■자동차
-도쿄·간토-간에츠 자동차도로-후지오카JCT-죠에츠 자동차도로-고쇼크JCT-죠에츠 자동차도로-신슈나카노IC-시가나카노 유료도로-유다나카 시부온천
-오사카·간사이-메신고속도로-나고야-쥬오자동차도로-오카야JCT-나가노자동차도로-고쇼크JCT-시가나카노 유료도로-유다나카 시부온천
■관광/정보
야마노우치마치 관광상공과 (0269)33-1107 야마노유치관광연맹 (0269)33-2138
시가고원 관광협회 (0269)34-2404 나가노 도쿄관광안내소 (03)3214-5651
시부온천여관조합 /www.shibuonsen.net (0269)33-2921
지고쿠다니 야생 원숭이공원/www.jigokudani-yaenkoen.co.jp (0269)33-4379
입장료: 일반 500엔, 어린이 25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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