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벤처창업 열전] 이종서 에이비프런티어 대표 “‘한국의 로슈’ 만들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0.01 19:38

수정 2014.11.04 23:14



‘산화특이적 항체’를 처음 개발해 세계적 과학학술지인 ‘사이언스’에 단독으로 소개된 에이비프론티어의 최고경영자(CEO) 이종서 대표(44).

세계 생명공학기술(BT)산업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항체전문기술을 확보한 에이비프론티어의 CEO인 이종서 대표는 ‘한국의 로슈’를 이끄는 하이테크 기술인이다.

현재까지 300여종 이상의 연구용 항체를 개발해 국내 최고 수준의 항체기술을 보유한 이 회사의 사령탑인 이 대표는 학자이자 경영자다.

이 대표는 1일 기자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자리에서 “세계적인 과학지인 사이언스, 네이처 등의 주요 논문을 보면 연구에 사용한 항체의 출처를 밝히게 되어 있는데 에이비프론티어가 개발한 항체가 관련 논문에 인용되는 것을 보고 해외 연구기관들이 먼저 한국의 회사로 연락을 해 온다”며 기술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에이비프론티어는 세계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술력 입증뿐만 아니라 사업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인식 하에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영업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치료용 항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여타 국내 경쟁사들과 달리 연구, 진단용 항체 기반 기술부터 하나씩 축적해 연구, 진단, 치료용 항체와 관련된 모든 영역에 걸쳐 체계화된 제품 파이프라인을 갖춰 나가겠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종서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만든 대표적 항체 항암치료제 ‘허셉틴’도 항체 관련 기초 연구부터 쌓아 올린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연구용 항체와 진단용 항체, 항체 신약에 이르기까지 장기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춰 명실상부한 글로벌 항체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에이비프론티어는 인간 게놈프로젝트 완료 이후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인간단백질 지도 구축사업’과 관련 휴포(HUPO)의 항체 공급 파트너로 선정돼 해마다 3000개 이상의 항체를 공급 중이기도 하다.

이종서 대표가 에이비프론티어의 모회사인 랩프런티어에 참여하게 된 시점은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소에서 암신호전달계를 연구하고 있던 이대표는 항체연구에 자신의 연구분야를 잘 접목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랩프런티어 측 최고기술책임자(CTO) 영입 제안을 받아들였던 것.

하지만 올 초 에이비프론티어가 분사하기까지 과정에서 이종서 대표의 마음 고생도 적지 않았다.지난해 랩프런티어가 생동성 파문에 휩싸이면서 시장에서 큰 오해를 사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랩프런티어가 생동성 조작을 한 것처럼 알려지고 랩프런티어의 신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분사를 결심하게 된 것도 독자적인 항체 사업을 통해 시장의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한 고육책이었다”고 말했다.

그를 만난 사람들은 마케팅이나 영업이 아닌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그의 눈을 볼 때 전형적인 학자타입의 CEO라는 평가를 내리곤 한다.


이종서 대표는 “황우석 박사 사태 이후 만연한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아직도 깊다”며 “거품 없는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두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