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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 추가인하 회의론 ‘고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0.03 17:36

수정 2014.11.04 23:03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음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과연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CNN머니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시장 흐름으로 봐서는 다시 금리인상에 나서야만 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는 씨티그룹, UBS 등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해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는 내용의 저조한 실적발표에도 불구하고 손실이 예상했던 수준이고 이로 인해 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안도감, 또 FRB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작용하며 1만4000선을 돌파하며 사상최고가에 마감한 바 있다.

CNN머니는 “FRB가 지난달 17일 재할인율, 이튿날인 18일 연방기금금리를 전격 인하한 뒤 다우지수가 5% 상승했다”며 “이는 오는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있는 벤 버냉키 FRB 의장에게 새로운 ‘수수께끼’로 등장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FRB가 재할인율과 금리 인하를 통해 금융시장이 신뢰를 되찾도록 했다고 선언하면서 기준금리는 4.75%에서, 재할인율도 5.25%로 유지하는 금리 동결을 택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시장을 다시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즐겨쓰던 장단기 금리간 ‘수수께끼’가 버냉키 의장에게는 추가 금리인하 여부로 나타나게 됐다는 것이다.

일단 FRB의 금리인하는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투자자문사인 SMH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제프 커머 사장은 “FRB가 취한 행동은 근본적이라기보다는 심리적인 것과 연관이 깊다”면서 “FRB는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해 주택시장이 더 많은 파국을 부르는 것을 막겠다는 점을 시장에 알렸다”고 말했다.

CNN머니는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가라앉히기 위해 FRB가 너무 신속히 대응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에게 FRB는 지속적인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줬다”면서 “최근 주식 시장 오름세의 재료는 금리인하 그 자체가 아니라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FF)금리 선물가격 추이로 보면 투자자들은 이달 30∼31일 FOMC회의에서 0.25%포인트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아주 높게 보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투자자들은 FRB가 연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고 내년 봄까지 한 차례 더 낮춰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4.25%까지 떨어뜨릴 가능성을 100% 확신하고 있다.

퍼스트 아메리칸 펀즈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키스 헴버는 이같은 시장 흐름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곧 실망감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투자자들은 이달 중, 또 그 이후에도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을 키워왔지만 이는 시장이 크게 호전된 점을 감안하면 전연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서 “FRB의 정책 기저는 시장내 질서 회복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 경제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가 나타나지 않는한 FRB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투자자들은 크게 실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5일 발표되는 고용 통계가 금리 향방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FRB가 금리 동결을 넘어 조만간 다시 금리인상으로 정책방향을 바꿔야 할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SMH 캐피털의 커머 사장은 FRB가 장기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달러 약세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금리를 올리도록 하는 압력이 많다”면서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질수록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커머는 “금리를 낮추면 FRB는 실제로 그 자신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일으키게 되기 때문에 결국 다시 금리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록 FF금리 선물시장과 주식시장 움직임이 추가 금리인하를 가리키고는 있지만 채권시장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난달 18일 금리인하 뒤 10년물 재무부채권 수익률이 당시에 비해 오른 점은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FRB의 추가 금리인하 여지가 좁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