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9일간의 항해 닻 올려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0.03 20:04

수정 2014.11.04 23:02



4일 밤 부산 해운대 야외상영장에서 열리는 개막 행사를 시작으로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9일간의 항해에 돌입한다. ‘아시아의 칸’으로 불리며 지난 12년간 성장세를 지속해온 PIFF는 올해의 테마를 ‘경계를 넘어서(Beyond Frame)’로 정했다. 새로운 아시아 영화의 ‘발견’을 넘어 가능성 있는 아시아 영화를 ‘발굴’하고 지원·육성하겠다는 뜻이다.

■어떤 작품 상영되나

이번에 부산을 찾는 영화는 전세계 64개국에서 초청된 총 275편. 이중 34%에 해당하는 92편이 PIFF를 통해 전세계에 처음 소개되는 월드프리미어 작품이거나 자국을 제외한 세계 첫 상영작들이다. 4일 밤 부산 해운대 수영만 야외상영장에서 관객과 첫 만남을 갖는 개막작 ‘집결호’(중국)는 지난 9월18일 티켓 오픈 17분 만에 매진됐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재패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일본)도 예매 시작 26분 만에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


올해 상영작 중에는 유달리 화제작이 많다.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의 ‘4개월 3주, 그리고 2일’(루마니아)을 비롯해 크지슈토프 자누시 감독의 ‘검은 태양’(폴란드), 70∼80년대 정치 다큐멘터리로 이름을 날린 드니 아르캉 감독의 최신작 ‘무지의 시대’(캐나다), U2 등 유명 뮤지션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던 안톤 코빈의 감독의 장편 데뷔작 ‘컨트롤’(미국) 등이 월드시네마로 소개된다. 2D와 3D가 결합된 재패니메이션 ‘애플시드:엑스머시나’(일본), 로이스톤 탄 감독의 음악영화 ‘881’(싱가포르), 수프리오 센 감독의 반전 다큐멘터리 ‘전쟁에서의 마지막 희망’(인도)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수작이다. 독특한 영상미학을 선보여온 이명세 감독의 신작 ‘M’,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전수일 감독의 ‘검은 땅의 소녀와’(이상 한국) 등도 이번 영화제를 통해 첫선을 보인다.

■부산을 찾는 스타들

세계 최고의 영화제로 꼽히는 칸영화제 행사장이 들썩거리는 것은 대부분 스타의 출현 때문이다. PIFF에도 부산 하늘을 빛낼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우선 우리나라에서는 임권택, 이창동, 이명세, 장윤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안성기, 박중훈, 강수연, 전도연, 송혜교, 유지태, 강성연, 문성근, 강동원, 조인성, 임수정, 지진희, 공효진, 조재현, 천호진 등이 부산을 찾는다. 외국 배우로는 영국·프랑스 합작영화 ‘북극’을 들고 부산을 찾는 홍콩 여배우 양쯔충을 비롯해 중국 배우 위난, 대만 배우 양귀메, 태국 배우 아난다 에버링험, 프랑스 인기 여배우 나타샤 레니에 등이 초청자 명단에 포함됐다.

PIFF를 찾는 해외 인사로는 감독이 압도적이다. 영화 ‘양철북’으로 유명한 독일의 폴커 슐뢴도르프, 프랑스를 대표하는 클로드 를르슈, 영국 탐미주의의 거장 피터 그리너웨이 등이 핸드프린팅을 위해 부산을 방문하고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루마니아의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과 이란의 다리우스 메흐르지 감독은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 자격으로 방한한다. 개·폐막작을 연출한 중국의 펑샤오강 감독과 일본의 마사유키 감독을 비롯해 ‘빨간 풍선’의 허우샤오셴 감독, ‘881’을 연출한 로이스톤 탄 감독, ‘투야의 결혼’의 왕취엔안 감독, ‘대일본인’의 마쓰모토 히토시 감독 등도 부산을 찾는다.

■아시안필름마켓(AFM)

칸영화제 등 세계적인 영화제들은 ‘축제(Festival)’와 ‘시장(Market)’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제 기간인 오는 8∼11일 부산 그랜드호텔과 프리머스 시네마에서 열리는 아시안필름마켓(AFM)은 PIFF가 마켓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한 일종의 ‘영화시장’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프로젝트 시장으로 자리잡은 부산프로모션플랜(Pusan Promotion Plan·PPP)을 비롯해 영상기자재 전시회인 부산영상산업박람회(BIFCOM), 조인성·임수정 등 아시아 배우를 집중 소개하는 ‘스타 서밋 아시아(Star Summit Asia)’ 등이 AFM을 구성하는 주요 행사들이다.

3회 대회인 지난 98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PPP에는 ‘미션 임파서블2’의 프로듀서인 테렌스 창을 비롯해 ‘북경자전거’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왕샤오솨이 감독, ‘거북이도 난다’의 바흐만 고바디 감독, ‘리틀 청’의 프룻 챈 감독, 한국의 홍상수 감독 등 18개국 35개 작품이 참가해 투자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또 투자자 설명회에는 일본의 대표적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에이벡스를 비롯해 한국의 CJ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 미국의 엔드게임 엔터테인먼트, 중국의 JA미디어 등이 참여할 예정이이어서 주목된다.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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