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재테크 열풍이 몰아치며 ‘주머닛돈을 굴려보고자’ 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은행과 증권사들도 치열하게 달려들고 있다. 브랜드로 무장한 프라이빗뱅킹(PB) 점들이 초고층 주상복합단지 상가에, 강남 아파트단지 상가에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기관들이 PB영업에 대해 정확히 준비가 돼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손실이 났을 경우에 대한 대비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PB들은 어떤 상품을 추천할까. 증권사 PB점의 경우 자사의 리서치센터가 평가하고 추천한 주식과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주식과 ELS, ETF는 모두 주식시장을 기초로 한다. 당연히 주식시장이 하락했을 때에는 모두 같이 큰 손실을 낼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PB점에서 주식과 함께 가장 많이 추천되는 것은 아파트 및 상가인데 올해 들어서며 지난 2003년 이후 줄곧 상승세만을 이어 오던 집값과 땅값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전문 인력도 부족하다. 국내 PB를 가르치는 대학은 한 곳밖에 없다. 그나마 특수대학원으로 정원은 40명에 그친다. PB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스위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으로 유학을 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시장은 갈수록 커지면서 PB점은 늘어나니 자질이 부족한 PB도 꽤 생기는 모양이다.
대형 증권사 한 PB는 “지금이야 주식시장이 좋으니까 PB점도 영업을 할 수 있지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동시 하락할 경우 마땅한 대비책은 전혀 없는 상태”라고 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투자는 개인 책임이다. PB는 그에 따른 조언자일 뿐이다. 하지만 재테크 열풍이 불어닥치자 이 시장에서 먹을 파이를 보고 뛰어든 금융전문기관들이 제대로 준비가 안돼 있다면 그들이 선전하는 고객들의 ‘풍요한 노후’는 꿈에서나 가능할 뿐이다.
/hu@fnnews.com 김재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