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사상사에서 맹자만큼 큰 영향을 끼친 사상가도 흔치 않다. 맹자가 제시한 인간 본성에 대한 고찰과 올바른 국가 통치의 원리는 변화와 개혁을 모색하는 시기마다 큰 주목을 받아 왔다. 이러한 맹자의 영향력은 그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인간 존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인간에 중심을 둔 도덕정치를 주창했기 때문일 것이다.
맹자 사상의 핵심은 크게 성선설과 왕도정치로 요약할 수 있다. 맹자에 따르면 인간의 본성은 선하며, 사람은 누구나 짐승과 다른 성정(性情)을 지니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4단(四端)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갑자기 어린 아이가 우물 속에 빠지려는 것을 보았다면 누구나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생길 것이다. 이 마음은 어린 아이의 부모와 친분을 맺고 있기 때문이 아니고, 마을의 친구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하는 것도 아니며, 어린 아이가 지르는 소리를 싫어해서 그러는 것도 아니다. 이를 통해 살펴 보건대, 측은지심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지심(辭讓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시비지심(是非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공손추上’)
맹자는 인간이 누구나 인(仁), 의(義), 예(禮), 지(智)의 4단을 지니고 있는 존재이면서도 사회악과 불행을 낳는 것은 4단이 충만하지 못한 때문으로 보고, 선한 본성을 발현시키기 위해 기본 수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깥의 강제 규범이나 규율이 아닌 스스로 명령하고 행동의 방향을 설정하는 자율성을 강조한다. 이런 주장의 바탕에는 인간 본성은 선하다는 인간에 대한 신뢰가 깔려 있다.
또한 맹자는 인의에 기초한 도덕 통치인 왕도정치를 제시했다. 전국시대의 극심한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힘에 의한 질서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이 도덕적 각성을 통해 스스로를 아껴야 하며, 이런 덕목은 특히 나라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천자(天子)는 반드시 도덕 정신을 갖춘 성인이어야 하며, 성인이 온전한 통치를 하기 위해서는 왕도(王道)의 길을 걸어야 한다.
무력으로 인(仁)을 가장하는 것이 패도(覇道)이다. 덕으로 인을 실천하는 것이 왕도이다. 무력에 의한 복종은 마음으로부터 복종하는 것이 아니고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덕에 의한 복종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정한 복종으로서, 마치 70여명의 제자가 공자에게 복종한 것과 같다.(‘공손추上’)
즉, 패도는 무력과 강압으로 백성을 억누르는 것이지만 왕도는 도덕으로서 교화하여 백성으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복종하게 만드는 내부로부터의 통치이다. 이러한 왕도정치는 백성을 위하는 정치(위민정치)를 통해 백성의 마음을 얻음으로써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 세금 제도의 정비와 정전제를 통해 백성의 삶을 안정시키고, 도덕적 성향을 함양하는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맹자의 생각이었다.
백성이 귀중하다. 사직(社稷)은 그 다음이고 임금은 가볍다. 따라서 백성의 마음(民心)을 얻으면 천자가 되고, 천자의 마음을 얻으면 제후가 되고, 제후의 마음을 얻으면 대부가 된다.(‘진심下’)
나라의 근본은 백성이며, 따라서 백성과 함께 즐기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의 통치자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맹자는 임금은 백성들과 함께 즐겨야 한다는 여민동락(與民同樂) 사상을 강조하게 된다.
맹자가 살던 시대는 극심한 혼란의 시기였고, 남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인 겸애(묵적(墨翟))와 개인주의적 삶(양주(楊朱))의 양 극단만이 존재했다. 맹자는 이런 양 극단을 부정하고 타인과의 올바른 관계 맺음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조화를 추구했다. 인간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자신에 대한 진실함을 통해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이명우 ㈜엘림에듀 대표집필위원·광주 종로학원 논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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