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대학병원의 규모의 경쟁은 의원급이나 중소병원의 수요를 잠식해 의료계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대학병원 수도권 점령시작
산부인과로 출발한 을지재단은 수원시 영통지구에 1000병상 규모의 종합전문요양기관(3차 종합병원 )을 짓기로 했다.
을지재단은 한국토지공사가 매각한 수원시 영통동 3만1000㎡ 종합의료시설용지 부지를 낙찰받아 당뇨센터, 심혈관센터, 족부센터 등 전문화·특성화된 진료영역 중심의 대형병원을 건립한다.
을지재단 관계자는 “이곳은 지역 주민의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각 진료분야별로 최고의 의료진과 최첨단 디지털 시스템 장비를 도입해 수원권을 포함한 경기 중·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최고의 랜드마크 병원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경희대도 ‘수원 경희대 국제캠퍼스(용인시)’내에 12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지을 계획이다. 경희의료원 관계자는 “현재 용인시청에 허가신청을 요청해 놓았다. 내년 8월에 착공해 2011년 완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을지재단과 한판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연세의료원도 부지를 기증받은 용인시에 병원을 지을 계획이다. 병원 부지는 6만9421만㎡.
서울 마곡지구도 대형병원이 관심대상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곳은 인천국제공항에서 30분 내에 닿을 수 있는 거리이므로 내외국인 모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을지재단과 이화의료원이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아주대병원은 광교신도시에 병원을 지을 계획이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광교신도시에 10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지을 계획”이라며 “이곳은 노인보건센터나 U헬스센터 등 전문병원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화만이 살길이다
삼성서울병원 등 서울 주요 대학병원들은 병원 내 암센터 건립에 힘을 쏟고 있다. 가장 먼저 암센터를 오픈하는 곳은 삼성서울병원. 이 병원은 지상 11층 지하 8층 연면적 10만9091㎡에 650병상 규모의 암센터를 오는 2008년 오픈한다.
서울아산병원은 현재 증축중인 신관 증축이 끝나면 동관과 서관에 있는 산부인과, 소아과 등을 신관으로 옮긴 뒤 13층 규모의 서관 전체를 리모델링해 암센터로 만들 계획이다. 규모는 700병상.
서울대병원은 현재 철탑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부지 9917㎡에 지상 4층, 지하 6층 규모의 암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이 암센터는 다른 병원 암센터와 달리 외래만 전문적으로 담당할 생각이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이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새로운 병원을 걸립해 연건동 시대를 마감할 경우 이 계획은 전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촌세브란스병원도 내년 초에 500병상 규모의 암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현재 설계 단계이며 시의 승인을 받기위해 교통영향 평가 등을 받을 계획이다.
■왜 규모 키우기 나서나
대학병원들이 몸집불리기에 적극적인 것은 병원을 체인화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의료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신규 개발지역이 많기 때문에 이를 먼저 장악할 경우 충성도 높은 의료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여기엔 신도시가 들어서면 한국토지개발공사 등을 통해 의료시설 부지를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작용하고 있다.
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박사는 “일단 의료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을 확장하는 것이다. 특히 병원을 여러 개 만들면 인력을 뽑거나 장비를 구매하는데 효율적이고 금융권 대출도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의원급의 네트워크병원이 성공한 사례와 맞물린다.
또 의료소비자들이 의원보다 대학병원과 같은 규모가 큰 의료기관을 선호한다는 것도 대학병원의 몸불리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병원 체인화는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의 의료서비스를 지역에서도 똑같이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따라서 수도권에 거점지역을 만들어 질좋은 의료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경우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대학병원의 규모경쟁은 의원급이나 중소병원. 국·공립병원의 수요를 잠식해 의료계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이화의료원 예방의학교실 이선희 교수는 30일 “대학병원이 대형화되면 독점력이 강해지고 의원급들은 갈수록 경영이 어려워지므로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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