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화 약세 영향으로 원·달러 800원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원화강세 요인으로 미국의 금리인하에 따른 세계적 달러화 약세, 중국 위안화의 사상 최고치 경신 등 대외 변수뿐 아니라 국내 수출업체의 선물환 매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연내 800원대 후반까지 떨어진 뒤 내년 상반기 미국 경제 회복세 여부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다시 900원대로 상승 반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약달러…원화가치 급등
미국 달러화 약세가 전세계 통화 가치 상승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주택시장의 침체로 인한 충격 완화를 위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0.25% 인하할 것으로 예측돼 달러화 약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운드화 대비 환율은 지난달 31일 한때 2.07달러까지 올랐다. 지난 81년 5월 이래 최고치로 올라섰다가 2.067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80년 11월 기록한 사상 최저치 2.446달러에는 못미치나 몇몇 분석가들은 현재의 경제상황 악화 추세가 좀 더 지속될 경우 이마저 위협받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 역시 이날 114.64엔으로 전날 대비 소폭 하락세를 유지하며 달러화 약세를 반영했다.
중국 위안화가 경기 과열과 물가 상승 압력을 차단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과 선진국의 통화 절상 압력 등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원화 강세를 자극했다. 수출 호조로 달러화 공급 우위가 유지되는 점도 환율 하락의 배경이다.
■연내 800원 후반…내년 900원 복귀
외환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800원대 후반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기 고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장중 800원대 후반으로 떨어졌다가 900원대 초반으로 마감한 점에 비추어 900원 선이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800원대 진입 입장이 우세한 가운데 내년에 900원대로 재진입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우선 연내 880∼890원대 전망은 국내 수출 호조와 증시 활황, 달러화 약세 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의 경기 회복 지연과 중국의 긴축정책 등 영향으로 달러화 대비 아시아 통화 강세가 지속된다면 800원대 환율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원화 강세 낙폭 심화에 따른 반등과 내년 미국 경제회복 여부에 따라 900원대로 다시 돌아설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JP모건의 국제통화전략가 레베카 패터슨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미주한국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미국 경기가 올해 4·4분기에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 약세가 이어져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패터슨은 그러나 미국 경제가 내년에 연착륙할 가능성이 65%로 높은 상태여서 내년 상반기 미국 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원·달러 환율도 다시 900원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패터슨은 이어 미국 경기가 침체하는 경착륙 가능성은 25% 정도라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경우가 나타나면 경상수지 적자 급감과 해외자금의 회귀, 안전자산 선호 등 현상이 발생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며 원화는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스티븐 잉글랜더 매릴린치 외환 전략가도 원·달러 환율이 올 연말 달러당 890원선까지 밀리겠지만 내년 연말에는 달러당 908원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세를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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