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레저

소요산,단풍에 물들고 가을에 취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1.01 19:43

수정 2014.11.04 20:30



해마다 이맘 때면 파란 하늘과 바람, 햇살을 맞으며 산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가슴은 마냥 두근거린다. 붉게 물든 단풍이 어느새 물감이 돼 한 폭의 완벽한 수채화를 그려내기 때문이다. 가을이 깊어가는 것이다. 여름내내 푸르렀던 나뭇잎들이 저마다 고운 빛깔의 가을 옷으로 갈아 입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 좋은 계절에는 어느 산을 가더라도 좋겠지만 주말 교통체증에 많은 사람들로 붐빌 것을 생각하면 가족이 함께 이동하기란 그리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서울·수도권에서 전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갈 수도 있으면서 ‘경기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소요산 단풍의 세계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소요산은 옛부터 한수 이북 최고의 명산으로 꼽힌다. 산세가 그리 웅대하거나 크지는 않지만 기암 절벽이 많으면서 봄철 진달래와 철쭉이 장관을 이루는데 특히 가을 단풍은 예로부터 ‘경기의 소금강’이라 일컬어왔다.

소요산의 유래는 화담 서경덕과 봉래 양사언, 매월당 김시습이 자주 소요하였다 해 ‘소요산’이라 부르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와 함께 예로부터 수림이 빼어난 소금강이라 불리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고 있다. 이곳은 원효대사가 오랜동안 고행과 수도를 통해 도를 깨쳤다는 불교 유적지가 있는가 하면 자재암, 원효폭포 등 볼 만한 명소가 많아 수도권 지역 일일 단풍 나들이 코스로는 최적지다.

지난주에 이어 11월 첫째주인 이번 주말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곳 단풍은 맑은 하늘 아래 그리 화려하지 않은 정취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산에 오르는 길은 산 입구의 관리사무소와 일주문을 지나 5개 코스로 나뉘어진다. 정상까지는 약 5.7km의 거리로 짧게는 1시간30분에서 길게는 4시간까지 걸리기도 한다. 이렇게 산에 오르노라면 산과 사람이 만나 호흡하고 한데 어우러지는 가을의 아름다운 낭만을 제대로 만끽하게 된다.

자재암 인근에는 소담스러우면서 앙증맞은 청량폭포가 있고 일주문 위에는 높이가 10m나 되는 원효폭포가 우렁찬 낙하로 절규를 하듯 시원한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또 이곳 소요산 정상의 의상대는 해발 587미터로 산 동쪽 북방에 자리해 있는데 형상미의 극치를 보이듯 뾰족뾰족한 기암 괴석이 절묘하게 봉우리를 이루고 있어 마치 만물상을 연상케 한다. 이렇게 천천히 단풍을 감상하며 계곡을 따라 산에 오르다 보면 먼저 원효폭포가 보이고, 일주문을 지나면 오른쪽에 원효대사가 오랜동안 앉아 고행수도를 했다는 원효대가 있다.

이곳을 지나 다리와 계단을 오르면 백운암이라는 사찰이 나오는데 원효대사가 아무리 수행을 해도 끝내 도를 이루지 못하자 결국 떨어져 자살 하려는 순간, 드디어 도를 깨닫게 됐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백운암과 자재암을 따라 중백운대를 향해 오르는 길의 단풍나무는 고운 자태를 뽐내는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다. 또 소요산만의 다양한 형태와 색을 가진 품종의 나무들도 많이 볼 수 있어 등산객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준다.


깊어가는 가을, 단풍으로 붉게 물든 산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계절이다.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또는 연인, 친구와 함께 가까운 산을 찾아 가을 낭만을 제대로 만끽해 보자.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사진설명=일주문을 지나는 소요산 단풍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