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가장 전위적이고 독창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마틴 마르지엘라는 1957년 벨기에 출생으로 로열 아카데미 파인 아트에서 패션을 공부한 후 장 폴 고티에의 어시스턴트를 거쳐 1988년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를 설립했다.
옷의 제조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을 ‘해체(deconstruction)’라는 개념으로 표방해 미니멀리즘과 심플함의 아방가르드를 재현, 기존의 의류에 대한 권위에 도전한 그는 고정관념을 해체시키며 패션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화배우 조인성과 장미희가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마르지엘라 의상을 선보이면서 명성을 얻었다.
마르지엘라는 에르메스의 디자이너를 역임하고 회고전 및 간행물 발행, 일본에도 진출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 미스터리한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흰색 광목으로 된 라벨에 브랜드 명 대신 라인 별 컨셉트를 번호로 표기해 놓은 것 또한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만의 특색. 이러한 라벨은 디자이너의 옷이라기보다는 입는 사람들의 옷이 되어 가는 과정을 중시하는 마르지엘라가 말하는 ‘시간의 흔적’이라는 개념과 일치한다.
마르지엘라 로고는 4개의 스티치로 돼 있는데 이는 브랜드 라벨이나 숫자 라벨이 그들 자신을 대변하며 디자이너의 옷이라기보다는 입는 사람들의 옷이 되어 가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다.
디자이너의 이름과 프로필·존재를 빈 공간에 창조하듯 옷과 전체에 걸쳐 메종의 창조력을 채운다는 의미의 라인 없는 4개의 스티치는 옷 자체와 직면하는 고객과 가장 동일한 그의 이상적인 고안품이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는 지난해 국내에서 최초로 아티저널 컬렉션을 열었다.
아티저널 컬렉션은 브랜드가 시작된 1989년 이후 지속적으로 세계 각지에서 수집해 온 의류와 사물들 그리고 재활용품들을 시간의 경과와 사용으로 인한 흔적을 존중하고 유지하면서 재탄생시킨 작품들로 아티저널(Artisanal·‘장인의’ ‘공예의’라는 뜻)이라는 이름의 의미처럼 파리 아틀리에에서 100%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부서진 도자기로 만든 웨이스트 코트, 샌들로 만들어진 재킷, 헬멧으로 만든 핸드백 등 1989년부터 전개돼 온 남성, 여성 아티저널 컬렉션 중 창조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전시됐다.
우리나라에는 2005년 갤러리아 명품관에 처음으로 소개됐고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 본점에도 매장을 오픈해 현재 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라벨에 따로 브랜드 명을 표기하지 않으며 그 자신도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패션계에서 더욱 신비로운 존재인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오직 디자인으로만 사람들과 만나겠다는 모토를 가진 이 아방가르드 디자이너는 최근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단독 매장을 잇달아 열고 있다.
일본, 벨기에, 프랑스, 영국, 미국, 홍콩에 이어 이탈리아에까지 이른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의 단독 매장 오픈 행렬이 한국까지 도착하는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