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뇌기능 손상없이 腦종양 수술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만약 뇌에 있는 암을 제거한 후 손과 발을 움직일 수 없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어떨까. 실제 뇌 부근의 암을 완전히 떼어내도 몸의 어느 부분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영상의학과 장건호 교수가 그 주인공. 장 교수는 지금 자기공명영상장치를 이용한 뇌기능영사법(fMRI)으로 수술 후에도 뇌 기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는 장 교수의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는 미국 미주리 주립대학에서 자기공명영상 물리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병원 영상의학과에서 치매 환자의 조기발견을 위한 새로운 자기공명영상법(MRI) 개발을 위해 조교수로 근무했다. 그가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 모교인 경희대에서 fMRI로 환자들의 임상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fMRI란 무엇인가

fMRI는 기존 MRI 기계에다 환자가 볼 수 있는 위치에 모니터를 하나 더 달아 놓은 모양이다. 눈을 통해 외부 자극이 입력되면 뇌가 움직이는데 이를 영상화하는 것이다. 주로 사용되는 외부 자극은 기억자극, 언어자극, 촉각 및 시각자극, 청각자극 또는 팔다리의 움직임에 의한 자극 등이다.

예를 들어 뇌종양 환자의 종양이 손발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부분에 발생했다고 치자. 신경외과에서는 그 종양을 모두 제거하면 환자의 생명 연장은 가능하지만 손발의 움직임이 가능할지에 대해 장담할 수 없다. 이때 fMRI로 왼손, 오른손, 왼발, 오른발을 각각 5분씩 자극을 줘 뇌가 활성화되는 부위를 찾아낸다. 그 결과를 신경외과에 전달해 손발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부위를 건드리지 않고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후 남아 있는 작은 종양은 약물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이용해 제거한다.

이전에는 뇌기능을 영상화하는 방법으로 양성자방출기(PET)나 스펙(SPECT)을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방사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반복해서 검사할 경우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은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 방사선을 이용하지 않는 방법으로는 MRI를 이용하여 혈류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MRI를 이용해 환자의 뇌 혈류 이상을 영상화하려면 혈관 내에 조영제 물질을 주입해야 한다. 이 방법 또한 조영제 알레르기가 있거나 신장기능이 저하되므로 문제가 발생했다.

■파킨슨병, ADHD 등 진단가능

뇌종양뿐 아니라 MRI로 검진이 되지 않는 기능에 대한 분야도 fMRI가 찾아낼 수 있다.

장 교수는 “fMRI를 이용하면 MRI상에서 진단이 되지 않는 우울증이나 인지장애 환자 등도 찾아낼 수 있다”며 “자극을 통해 뇌의 움직임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장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와 경미한 인지장애 환자 및 정상 노인에서의 뇌 혈류를 영상을 비교해 뇌의 어느 부분에서 환자들의 뇌혈류가 정상 노인에 비해 감소되는가를 연구해 2005년 ‘adiology(방사선 의학)’ 학술지에 발표했다. 경미한 인지장애 환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건망증이 심한 환자로 몇 년 후에는 치매 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많은 노인이지만 현재 일상생활이 가능한 사람이다.

따라서 장 교수는 “치매 환자는 치료할 수 없는데 fMRI로 조기 발견해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면 치매 환자로 살아가는 시간이 그만큼 짧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킨슨병,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환자, 인지장애 환자도 마찬가지로 fMRI에서 어떤 기능이 저하되고 있는지 찾아낼 수 있다.

■침 치료 효과도 규명 작업

장 교수는 최근 침 치료 효과도 fMRI로 규명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 최근 뇌에 신경학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파킨슨 환자에게 침을 놓고 환자의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뇌기능영상을 시도했다. 그 결과 손 떨림에 의해 나타난 뇌의 특정영역이 침을 맡고 난 후에 감소됨을 볼 수 있었다.

또 장 교수는 15명 정상인의 다리에 침을 놓았을 때 뇌간 영역(Pons)이 약 30∼40분 정도까지도 침의 효과가 지속됨을 알 수 있었다. 이는 현재 한의사가 침을 놓고 약 20분 기다리고 있다가 침을 제거하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장 교수는 “침은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던 것이므로 치료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침을 맞은 후 뇌의 변화를 연구해 침의 효능을 증명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사진설명=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fMRI 검진 장면.

/사진=서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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