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셋톱박스업체들이 내년 이후 본격화할 ‘고화질(HD)급’ 셋톱박스 시장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무엇보다 HD 방송용 콘텐츠 제작이 활기를 보이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 중 인터넷TV(IPTV)의 상용화가 허용될 전망이어서 폭발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셋톱박스 업계 HD시장 잡아라
19일 셋톱박스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전 세계 셋톱박스시장은 연간 8조원, 1억2000만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만 놓고 봤을 때 300만대 이상의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아직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일반화질(SD)급 제품 비중이 HD급으로 급속히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IP TV 등장, 케이블 TV의 본격적인 디지털화 전환 추진 등 HD시장 확대에 힘입어 전세계 셋톱박스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같은 고성장세는 오는 2009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IPTV, HD시장 확대 주도하나
해외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주요 케이블·위성 방송사업자들의 HD방송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셋톱박스에 대한 수요도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휴맥스가 14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미국 ‘디렉TV’로의 본격적인 납품을 앞둔 가운데 가온미디어도 북유럽 최대 케이블방송 사업자 노르웨이 ‘GET’ 등으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가온미디어, 토필드, 현대디지털텍 등도 아시아, 중남미, 신흥 시장을 기반으로 HD급 제품 수출을 늘려 나갈 전망이다.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 중 도입될 예정인 IPTV 상용서비스는 국내 HD급 셋톱박스 시장확대를 촉진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에 자극 받은 케이블 TV업계도 지지부진했던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휴맥스는 19일 국내 최대 케이블TV사업자(MSO)인 티브로드에 디지털 케이블 방송용 HD급 셋톱박스를 공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CJ케이블넷에 제품을 납품하기도 했다. 가온미디어도 최근 제주케이블과 영남지역 서경케이블 등에 HD급 셋톱박스를 납품했으며 현재 메이저급 MSO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셋톱박스 업계가 HD시장 확대로 대변혁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주요 업체들은 시장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셋톱박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셋톱박스 업계는 지난 90년대 후반 최대 호황기를 거치며 아날로그 제품에서 디지털로 적절히 제품군을 변경하지 못한 많은 기업들이 위기에 몰렸던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시대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dskang@fnnews.com 강두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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