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무역 11위·7000억달러 시대의 과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1.30 19:02

수정 2014.11.04 16:04



세계 11위의 무역대국이라니 뿌듯하다. 7000억달러 돌파는 기념비적인 100억달러 벽을 넘어선 지 33년 만의 일이다. 예나 지금이나 수출은 한국 경제의 견인차로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제44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사상 첫 450억달러 수출탑을 받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산업 역군들의 노고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특히 올해는 원화의 나홀로 강세를 극복하고 거둔 실적이라 더 의미가 크다.



그러나 잔칫상을 받아놓고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당장 기업들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가 한계에 이르렀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행히 930원 안팎으로 올랐지만 미국 경제의 구조적인 취약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언제 900원 선 아래로 떨어질지 모른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수출 역시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는 점이다. 올해 대일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치인 3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다른 나라에서 번 돈을 고스란히 일본에 넘겨주는 고질병이 치유는커녕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기술과 소재·부품에 대한 뿌리 깊은 대일 의존도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상품 1000원어치를 수출할 때 국내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647원으로 일본의 892원에 비해 크게 낮다. 나머지 부가가치 353원은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뜻이다. 휴대폰에 내장된 일제 부품들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대중 수출도 점차 힘이 달리고 있다. 일본에서 밑진 것을 중국에서 버는 구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 중국 정부가 외자기업을 대하는 태도도 확 바뀌었다.
반도체·전자·조선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은 한국의 뒤를 바싹 뒤쫓고 있다.

환율 장벽이든 샌드위치 신세든 근본적인 해결책은 경쟁력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
무역 세계 11위·7000억달러 시대를 축하하면서 동시에 기업들의 분발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재차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