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대선후보들의 ‘골프 함구령’/정대균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1.30 19:14

수정 2014.11.04 16:04



17대 대통령 선거일도 이제 18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가 임박하면서 후보들은 다양한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마련한 경제관련 공약은 모든 후보를 막론하고 제1 공약이 되고 있다. 한 마디로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이 위기에 처한 현재의 국가 경제를 구할 수 있는 구원 투수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내세운 공약이 실천 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역대 정권의 공약 이행률을 보면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 정도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문민정부의 YS는 대통령 출마 당시 자신이야 말로 이 나라 경제를 반석위에 올려 놓을 ‘경제 대통령’이라면서 많은 경제 공약을 내세웠으나 결국 국민을 도탄에 빠지게 한 IMF 외환위기를 초래함으로써 공약 이행률 자체를 논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DJ의 국민의 정부는 IMF 외환 위기를 조기에 졸업하는 업적이 있긴 하지만 이행률이 18%에 그쳤다고 경실련이 밝혔다. 주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참여정부의 경제공약 이행률은 44.2%로써 민간 정부 출범 15년을 통틀어 그나마 가장 나은 실적을 거두었다. 저마다 “이 나라 경제를 살리겠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과는 태산명동에 서일필로 그치고 만 것이다.

주 5일제가 확대되면서 국민들의 레포츠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런 시류를 반영하듯 그동안 가진 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골프도 그 인구가 자그만치 3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300만명에 달하는 국민이 골프를 즐기면서 행복을 느낀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일견 ‘골프의 대중화 시대’라 해도 전혀 무리가 아닐 듯하다. 하지만 실상은 어떤가. 대통령 선거 때만 되면 ‘골프’에 대한 언급은 모든 후보들이 너나할 것 없이 금기시 하고 있다. 차라리 그 정도는 괜찮다. 토론장에서 누군가가 골프관련 질의를 하게 되면 골프를 ‘마녀 사냥’ 식으로 몰아 붙인다. 다수의 국민들이 골프에 대해 비호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의식해서다.

그런 마당에 골프 산업에 관련된 정책이 나올 리 만무하다. 특히 세금 부분은 전혀 손을 대서도 안되고 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주류인 것 같다. 하지만 현재의 300만명이 아닌 그 이상의 국민들에게도 골프를 즐길 권리가 있다는 것을 17대 대통령 입후보자들은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불합리한 골프 관련 정책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 원형보전지역의 강제적 보유와 과세, 과세 표준(공시지가)의 불합리, 세율 적용의 불합리 등이 그것이다.

골프도 이 나라 경제를 움직이는 동력의 일부분임이 분명하다. 특히 많은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해 막대한 외화를 벌어 들인데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올해 한국인 및 한국계 골프 선수가 해외무대에서 벌어들인 외화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75억6600만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126억1000만원,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15억5500만원, 그리고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27억3700만원 등 총 244억6800만원이나 된다. 아시안투어와 유럽투어에서 획득한 상금까지 합하게 되면 약 250억원에 달한다. 이는 경차(800CC) 2770대, 소형차(1500∼1600CC) 1470대, 중형차(2000CC) 1140대, 그리고 최근에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성전자 보르도 LCD TV(32인치) 2만3810대의 수출 효과와 맞먹는 액수다.

이렇듯 골프는 국민의 건전한 레저생활과 국가 경제에 일익을 담당하는 요소가 분명 있다. 미국의 31대 대통령이었던 후버는 출마 당시 ‘경제 대통령’이라는 모토를 내세웠다.
그러나 그는 당선된 뒤 미국 역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인 ‘대공황’을 초래한 장본인으로 미국 역사에 남게 되었다. 입맛대로 어느 한 쪽을 희생양으로 삼은 경제 정책을 수립하게 되면 누가 대통령이 되던간에 후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시대에 맞지 않는 골프 정책, 그것은 모든 골프인들과 잠재적 골프인들이 반드시 개정되길 바라는 숙원이라는 것에 모든 후보자들은 귀 기울이길 바란다.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