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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국경이 사라진다] 인터뷰/정홍상 ADB 회계국장

안상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신용등급 트리플 A급인 국제기구가 회계감사에서 ‘한정’ 감사 의견을 받았다고?’

아프리카개발은행의 2006년 회계 감사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미국의 회계기준인 US-GAPP을 적용하던 아프리카 개발은행이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보고서를 제출하면서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정홍상 회계국장(사진)은 “국제기구 역시 최근 IFRS를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지만 국제기구들만의 독특한 성격 탓에 도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개발은행의 회계감사 ‘한정’ 판결도 이런 독특한 성격 탓이다.

정 국장은 “다자간 협력체계로 이뤄진 국제기구들은 각국이 출자한 자금으로 자본금이 구성되는데 IFRS 체계에서는 이를 자기자본이 아닌 부채로 산정하게 된다”며 “이 경우 대규모 부채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아프리카개발은행이 이전처럼 자기자본으로 산정하면서 딜로이트 회계법인이 한정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IFRS 도입 작업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현재 유럽연합(EU)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등 100여개국이 IFRS를 수용 또는 수용 예정이며 미국, 일본, 중국 등도 국제회계기준과 자국회계기준의 상호합치작업(컨버전스)을 진행 중이다. 이런 ‘대세’와 자신들만의 독특한 ‘성격’ 사이에서 세계의 공공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기구들도 IFRS를 도입하느냐 마느냐 고민에 빠져있다.

IFRS가 이미 도입된 유럽에 기반을 둔 국제기구인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나 유럽투자은행(EIB) 등은 이미 IFRS를 적용 중이다. 문제는 US-GAPP을 적용하고 있는 미국 기반 국제기구들이다.

그는 “몇몇 국제기구들이 적용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와 물밑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국제기구들을 위해 유권해석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형평성 측면에서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기반 국제기구들 중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도입했으며 월드뱅크(IBRD)이사회가 2년 뒤인 2009년부터 IFRS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ADB는 현재 내부적으로 IFRS 도입을 검토중에 있다.

그의 생각에 IFRS 전환은 시기와 방법의 문제일뿐 궁극적으로 올바른 방향이다. 정 국장은 “채권을 발행해 활동에 필요한 재원을 얻는 국제기구의 입장에서보면 IFRS 도입으로 장점이 더 많을 것”이라며 “로컬(해당 지역) 시장에서의 파이낸싱도 가능할 것이며 환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제기구들과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의 압력도 있을 것”이라며 “국가정책 자문에서 개발도상국 국가에 IFRS를 도입하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은 도입하지 않는 아이러니에도 부딪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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