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카드 영업 ‘과열양상’ 빈축

은행 간 카드시장 선점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고객 확보를 위한 무리한 영업이 계속되면서 외부적으로 부실판매와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은행 내부적으로 과도한 '판매 할당량'으로 인한 내부 반발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은행관련 카드 소비자 상담건수는 363건으로 증권(195건)보다 많았다. 이 같은 상담건수는 지난 1월(81건), 3월(74건), 5월(59건)까지 하락추세를 보이다 6월(65건), 8월(85건), 10월(88건)들어 상승세로 반전했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민원처리만도 올 1∼9월 3853건으로 대출관련 민원(3543건)을 추월한 것이다.
이는 카드발급실적만을 강요한 결과 불완전판매, 부실판매 등이 잇따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은행이 마구잡이식 카드 발급을 통해 비이자수익을 늘리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이는 곧 은행의 부실과 함께 소비자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또 은행의 카드과열 경쟁은 은행의 대출증가 속도를 제한하는 정부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도 풀이돼 금융시장의 또 다른 쏠림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더욱이 해외자금조달 창구가 막혀 있고 증시로의 '머니무브'현상, 수익성 악화라는 구조적 문제도 카드시장의 무분별한 경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은행들 간의 규모 격차도 근소한 차이로 좁혀지면서 '빅3'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한 위기의식감이 이들의 출혈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은행계 '고', 전업계 '스톱'
9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1월 현재 은행의 신규 카드 발급 수 누계가 국민은행의 경우 130만좌, 신한은행은 140만좌, 우리은행은 198만좌를 기록했다. 카드 발급 증가액은 국민은행, 신한카드가 매월 10만좌씩, 우리은행은 20만좌 늘었다. 지난해 1위였던 국민은행은 신규 카드 발급 수 면에서 우리은행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과당경쟁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은행들이 비이자 수익감소를 감수하면서 카드영업에 드라이브를 건 결과다.
이 결과 지난 6월 5623만장이던 전업계 카드 수는 9월 5574만장으로 감소했지만 은행계 카드는 올해 3월을 기점으로 지난 6월(3597만장), 9월(3640만장) 증가세가 멈추지 않았다.
■금감원에 항의전화 빗발
W은행 모지점 관계자는 "'갈아탄다'는 프로모션으로 신규 카드회원 모집도 아닌 추가카드와 결제계좌 변경으로 할당목표를 부여해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250좌 할당량을 강요받은 한 영업직원은 "250좌의 신규 카드를 만들어도 그 카드를 계속 사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모 대기업의 경우 W은행과 계약을 맺고 갓 입사한 직원들에게 W은행 카드 발급을 강요해 문제가 됐다.
이러한 압박은 불완전판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를 견디다 못한 직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목표 할당이 위법사항은 아니지만 은행의 건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권유비, 해외여행 등 '당근'효과
대부분의 은행들은 카드 권유비, 카드이용 실적에 따른 성과금, 해외여행 등의 '당근'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0년 길거리 카드 회원 모집 시 캐시백(현금지급)하던 영업 스타일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K은행은 카드영업실적 전국 330등위 안에 드는 사원 모두에게 해외여행을 보내주고 있다. N은행의 경우도 신용카드 발급당 1만원, 고객 카드 이용금액의 0.3%의 카드 권유비를 매월 창구직원에게 준다. 이러한 과당경쟁이 전 은행으로 퍼지자 W은행은 하반기 중 카드 권유비를 더 올려 경쟁을 촉진시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직원들은 타 은행원과 카드발급을 교환해 가는 편법으로 수당을 챙기는 진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모 은행은 카드 권유비 마일리지를 적용, '영업효과'를 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도 "은행 카드 임원을 불러 과당경쟁을 자제하라고 지시하지만 그때 뿐"이라며 "대출이 막히고 수익도 줄다 보니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안대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