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미국인들이 미국경제에 큰 우려를 보이고 있고 전문가들은 이러한 걱정이 기우가 아니라는 것을 각종 통계치를 통해 속속 입증하고 있다.
고질적인 무역수지적자, 제조업의 해외 이전과 아웃소싱에 의한 고 실업률, 기하급수로 불어나는 국가부채, 사상 최고의 주택압류 비율과 맞물려 일어나는 주택시장의 붕괴, 예측불허의 주식시장, 신용경색, 유가 급등, 솟구치는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근로자 실질 임금저하, 달러 약세등...
이는 미국인들이 느끼는 체감 경제를 더욱 춥게 하여 많은 미국인들이 경제대국 미국호가 침몰하는 것이 아니냐고 불안해 하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11월 2008년도 경제 성장률을 기존의 3.1%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도 미 경제의 성장둔화에 대한 미 정부의 공식적 확인인 셈이다.
여기서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절대다수 경제 학자들이 금번 미 경제 대란을 단지 주택과 신용시장의 문제에 국한된 것으로 보지 않고 수많은 요소들의 얽히고 설킨 그동안 누적되어온 뿌리깊은 구조적 문제점들이 곪아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올해 미국 경제 대란의 가장 강력한 뇌관들 중 하나는 의심의 여지없이 고유가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한 때 배럴당 $99달러까지 치솟은 원유가격이 빠르면 내년 봄 $100달러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불과 1년 전에 51달러에 비하면 두 배에 가까운 폭등이다.
이러한 불안정 요소에 더하여 지난 12월 12일 미 중앙은행은 작년 9월 중순 이래 경기침체 방지책으로 세 번째로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 금리인하는 고유가 및 여타 경제 요소들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경제에 위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미 도매물가 11월분 상승치는 34년 만에 최고를 경신했고 소비자물가 또한 2005년 9월 이래 최고의 상승치를, 그리고 생산자 물가지수는 1980년 대비 72.6%의 증가를 보여서 미국 경제 건강에 심각한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같은 물가상승으로 2007년 현재 실질 임금은 최저임금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4년 전보다 낮아졌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유가 고물가에 이어 경제 대란의 또 하나의 도화선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선두로 한 주택시장의 붕괴이다. 사상최대 모기지 연체와 주택 압류에 직면한 주택시장 구제 조치로 과감한 금리 인하가 요구되고 있지만 금리인하가 물가인상에 미치는 악영향으로 인해 미 중앙은행은 금리인하의 정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같은 버냉키 FRB의장의 다소 미온적으로 보이는 태도는 주식 투자자들을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는데 실패하여 이는 주식시장의 불안정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때 주택 건설경기의 호황이 제공했던 많은 관련 일자리들이 주택시장의 침체와 더불어 사라지고 이로 인한 실업률 역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전국적으로 매달 평균2만 5000명이 실직했고 이 수치는 올 10월에는 5만명으로, 그리고 지난달 11월에는 7만 5000명으로 급증했다.
주택시장의 붕괴는 지난 9월 대비 12월 중순 현재 새 주택 중간 값을 1950년대 주택 가격 통계치 작성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10% 이상 하락시켰고 이는 내년 미국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가장 큰 요인이 될 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역적자와 이에 많은 부분 기인하는 국가부채 역시 2008년 미국인들이 당면하고 있는 험난한 산이다. 올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총 $7,040억 달러로 이중 대중국 무역적자 액은 지난 2000년$680억 대비 올해는 $2,560억 달러로 미 경제사상 또 하나의 반갑지 않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6년간 3. 5배가 증가한 수치다.
이 모든 요소와 맞물려 미국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들어가는 막대한 전쟁비용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정치적 문제로 치부하지만 직접 미국땅에 살고 있는 미국인들에게는 두말할 여지없이 가장 심각한 경제적 현안이다.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스티글리츠 교수에 의하면 5년째 접어드는 이라크 전쟁은 하루 $7억 2000만 달러, 분당 5억원이 소요되는 소모전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을 오늘날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 가능하게 한 풍부한 지하 자원 및 해양 자원, 비옥하고 넓은 땅, 온화한 기후, 대륙을 가로지르는 기름진 강과 거대한 담수호들, 그리고 이들 자원을 상품화시키는 노동력은 아직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아직도 건재하다. 무엇보다 미 국민들이 큰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은 올 11월에 있을 미국의 대통령 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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