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과(60년)→중소기업국(68년)→중소기업청(96년)→중소기업부(08년)?….’
이명박 당선인이 중소기업 지원을 거듭 약속하면서 중소기업계는 사상 처음으로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조정, 수립, 집행기능을 총괄하는 독립부서 탄생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 정책 부서는 상공부 중소기업과, 중소기업국을 거쳐 지난 1996년 중소기업청이 독립청으로 신설되면서 외형상으론 중앙행정기관 형식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중기청 설립 후에도 산자부, 과기부, 재경부에서 각각 추진하는 중기지원 시책을 통합시키지 못하고 각 부처에 그대로 둠으로써 현재 중기 지원시책은 21개 부처에 분산 배치된 상태다.
정부는 각 부처에 산재한 중기 정책을 조정하기 위해 지난 1998년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회를 설립했지만 역시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중소기업청도 청장 직위가 차관급인 외청 형태여서 중소기업 보호 정책에 필수요소인 법안제출권이 없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계는 이명박 정부 탄생을 계기로 향후 기존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특별위원회를 통합한 장관급 독립조직인 ‘중소기업위원회’ 설립을 촉구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중기청이 통합되는 모델로 갈 경우는 결과적으로 독립적인 부서설립이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중기청·중기특위 ‘태생적 한계’ 지적
중소기업계는 그동안 중기청, 중기특위, 산자부 등에 산재된 중기 지원체계의 전담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대선 기간에 발표한 5대 정책과제를 통해 21개 부처에 산재한 중소기업 지원기능을 조정해 줄 중기특위가 태생적 한계때문에 조정 역할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5대 정책과제에 따르면 현행 중기특위는 최고위직인 위원장이 비상근인 만큼 여러 지원 부처에 대해 강한 조정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또 사무국 직원 40여명도 각각 산자부, 중기청, 재경부, 공정위, 정통부 출신의 파견직이라서 실무급에서도 조정에 태생적 한계가 있다고 중소기업중앙회는 주장했다.
중소기업청이 산자부 외청으로 구속된 태생적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기청이 산자부 외청인 탓에 독립적으로 법안을 제출할 수 없고 입법 때마다 산자부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한계때문에 중소기업 보호 정책이 대기업 중심인 산자부와 충돌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소기업청은 지난해 소상공인·재래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형 할인점 개점시간·출점을 제한하는 법안제출을 추진했지만 산자부와 조율 과정에서 “일방적인 제한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이유로 무산된 적이 있다.
이 밖에 대·중소기업상생협력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중기청과 산자부가 이견을 보이면서 중소기업 보호정책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여기에 차관급 청장이 경제정책조정회의, 인적자원개발회의 등 장관급 회의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 현안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중기부 신설이냐, 산자부 개편이냐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 전담조직을 만들어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은 최근 “중기청과 중기특위를 통합해 장관급 중소기업부나 중소기업위원회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 A 사장도 “중소기업인들의 현장목소리를 반영할 중소기업중앙회가 중기청, 산자부에 사실상 예속돼 있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면서 “중기인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지원부서를 하나로 합쳐야 한다”고 밝혔다.
대상 부처인 중소기업청은 비공식적이지만 중기특위가 가진 정책조정 기능과 중기청의 정책 수립·집행 기능을 통합해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위원회를 만들자는 입장이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기특위와 합치는 것은 찬성하나 산자부와 통합하면 정책방향이 친대기업적으로 흐를 수 있어 반대”라고 밝혔다.
/yangjae@fnnews.com 양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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