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내놓은 새 정부 금융정책 방향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정책과 감독 부서를 묶는 조직개편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반면 개인신용회복 지원 방안은 ‘과도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인수위가 추진 중인 신용회복 지원 방안은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의 자산건전성 향상을 위해 수년 동안 추진해 온 신 BIS협약(바젤Ⅱ) 시행을 좌초시킬 수도 있다는 반응이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연체기록 삭제 “위험”
금융권에서는 신용불량자 처리 문제가 지나치게 총선 등을 겨냥해 접근하는 양상이 짙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신용불량자의 연체기록 삭제라는 것이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개인의 신용회복을 지원해 주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채무 감면에 대한 도덕적 해이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개인 신용기록은 은행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라며 “개별 회사의 기록을 정부가 지운다는 것은 정부 스스로 폭력전과를 일괄적으로 없애겠다는 것과 같은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만큼 금융혼란과 금융기관의 신뢰도 하락을 야기할 수도 있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이 같은 연체기록 삭제는 현재 금융감독 당국이 올해 부터 시행에 들어간 바젤Ⅱ 정착에도 상당한 장애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젤Ⅱ의 기본원칙은 기업, 개인 모두 신용도에 따라 대출 금리를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신용기록과 관련된 정보량이 많은 은행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경영 자율성을 많이 부여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 정책방향과 정반대여서 솔직히 설득 논리를 개발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조직개편은 “긍정”
인수위가 추진 중인 감독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인수위에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지만 새 정부에서 구상 중인 금융감독조직은 재정경제부에서 금융정책 기능을 떼내 현재의 금융감독위원회·금융감독원과 묶는 방식이다.
이명박 당선인이 최근 언급했던 일본 모델이다. 일본은 지난 2001년 대장성을 해체하고 재무성과 금융청으로 분리시켰다. 금융청의 주요 업무는 금융정책과 감독이다. 재무성은 예산편성과 국고관리 등을 담당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책 입안이라는 ‘거시’ 부문과 감독이라는 ‘미시’ 부문이 같은 조직에서 공존하게 되면서 견제 기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시어머니가 줄어 시장자율성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직개편보다 현재 금융감독 당국이 추진 중인 원칙 중심의 감독방향이 정착돼 1년에 몇 개월간 검사를 받거나 최고경영자(CEO)가 감독당국에 수시로 불려 다니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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