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이 2년여 만에 처음으로 5%대로 올라서면서 미국 경제가 올해 불황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지, AP통신, 파이낸셜 타임스(FT)지 등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주말 미 노동부는 미국의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전월비 0.3%포인트 오른 5%로 올라선 반면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4년 만에 최저수준인 1만8000개 늘어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저널은 “가장 우려할 만한 대목은 지난 200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민간부문 고용이 1만3000명 줄었다는 것”이라며 “민간부문 고용 감소는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고용증가가 민간부문 감소폭을 웃돌아 상쇄됐지만 예산 제약으로 인해 공공부문 일자리 증가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많은 분석가들이 전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타격이 가장 큰 분야는 주택경기 침체의 직접 영향 아래 있는 건설부문이었지만 다른 부문으로도 일자리 감소가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에서 4만9000개 일자리가 줄었고 제조업에서는 3만1000개, 그리고 금융서비스업종에서는 일자리 4000개가 사라졌다.
특히 플로리다, 네바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등 집값 거품을 이끌었던 지역에 국한됐던 경기둔화 움직임이 미국 경제 심장이랄 수 있는 북동부로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주택경기 침체 확대, 신용위기가 고용시장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저널은 해석했다.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카스만은 “가장 큰 관심사는 주택시장 침체가 가계와 기업의 의사결정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는지 여부”라며 “경기침체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JP모건은 이날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40%로 전망하고 이번 분기 미 경제가 제로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분기 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모건 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처드 버너도 “고용지표는 미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높이는 또 다른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도 요동치면서 다우지수는 이날 2% 하락,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는 3.8% 폭락하며 지난 2001년 9월 이후 하루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올들어 개장과 함께 하락을 지속하면서 지난해 상승폭의 절반을 까먹었다고 저널은 전했다.
미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것이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만든 것이다.
그동안 고용시장 호조로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아 보이던 경기침체가 올해 현실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백악관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예상을 웃도는 큰 폭의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비한 경기부양책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백악관은 지난 주말 조지 부시 대통령이 헨리 폴슨 재무장관, 벤 버냉키 FRB 의장 등 주요 각료를 만난 것을 계기로 계획을 구체화하는 움직임이다.
부시 대통령은 “미 경제는 탄탄한 기초 위에 있지만 성장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된다”며 구체적으로 백악관이 어떤 경기부양책을 들고 나올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 경제 번영을 지속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각 주정부나 지방정부가 주택모기지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주택소유주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면세채권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막대한 석유매장량이 보고된 바 있는 알래스카의 국립북극야생보호구역을 포함한 미 전역의 석유생산 확대, 정유시설 능력 확충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법인세 감면이나 감가상각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의 장비교체를 유도하고 소비진작을 꾀하기 위해 새로운 감세도 경기부양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FRB의 금리인하가 속도를 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FRB가 인플레이션보다는 경기둔화를 더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 잘 나타난데다 이번 고용지표 악화로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저널은 “우울한 12월 고용지표로 인해 FRB가 오는 30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최소 0.25%포인트 금리를 낮출 것이 확실시된다”며 “선물시장에서는 이제 0.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50%로 보고 있어 1주일 전 0%와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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