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2005년 자동차·조선·반도체 등 8개 주력산업의 글로벌화 수준을 분석한 결과 국내의 글로벌화 속도가 세계의 변화속도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대비 국내 글로벌화 수준이 가장 높은 업종은 단연 조선업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상위에 포진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세계 조선산업의 글로벌화를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와 디지털 영상기기도 세계와 거의 동등한 수준으로 글로벌화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자동차·휴대폰·컴퓨터의 글로벌화 수준은 세계와 5∼15%의 격차를 나타내고 있어 상대적으로 다소 낮았다.
국내 글로벌화의 수준 변화를 보면 시장요인에서 격차가 비용·경쟁·정부 등 다른 요인들보다 큰 편이다. 이는 우리 기업의 글로벌 브랜드나 마케팅이 선진기업에 비해 취약하고 혁신 선도국으로서 역할이 미흡한 점에서 기인한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 과정에서 직면하는 위협요인들은 업종별로 다르다. 글로벌화의 단계와 산업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통적인 위협요인은 중국 등 신흥국의 산업발전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고 있는 점과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글로벌 과점화 현상이다.
조선의 경우 중국의 견제와 세계시장 성장둔화에 따른 경쟁자 증가다. 중국 정부는 조선소 및 주요 기자재 투자시 외국투자자의 지분비율을 49% 이하로 제한, 국내 조선업체의 대중국 투자를 규제하고 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산업은 선두기업들의 과점체제가 고착화되고 있고 수요기업들의 통합으로 고객 수가 축소되면서 판매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건설기계는 중국의 세계시장 진입 확대, 휴대폰은 빠른 기술발전으로 인한 연구개발비 증대와 표준 경쟁, 자동차는 세계적 공급과잉과 해외 판매 확대에 따른 현지에서의 경쟁 심화, 의류와 컴퓨터는 신흥국의 발전과 가격경쟁 심화에 따른 이윤 감소가 국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은 산업별로 상이한 글로벌화 수준과 글로벌 경쟁 정도, 위협요인 등을 고려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우선 조선과 반도체는 현재의 경쟁우위를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요구된다. 조선은 가치사슬 전 과정의 역량 강화와 지속적인 공법 혁신, 요소기술 개발을 통한 제품 차별화, 크루즈선 등에서 선진기업과 제휴 등으로 통상마찰 대응력을 길러야 한다. 반도체는 차세대 제품에 대한 선행연구개발 능력 강화와 글로벌 선진기업과 제휴를 통한 기술력 구축 등이 필요하다.
자동차, 디지털영상가전, 휴대폰, 건설기계 산업의 경우 지금의 산업역량을 더욱 강화해 경쟁우위에 올라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치사슬간 분업구조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구축 등 글로벌 생산체제의 효율성 제고, 시장 확대를 위한 강력한 글로벌 브랜드 구축 및 차별화, 원천·핵심기술 투자 강화, 국제표준 선점활동 강화 등이 요구된다. 컴퓨터와 의류산업은 소비자 요구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 유연 생산체제 구축, 전략적 외주 강화, 디자인 역량 강화 등이 시급하다.
정부 차원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 산업역량 강화 차원에서 신개념 선박이나 융합화 분야의 핵심원천기술 개발 등 선도적 연구개발 지원, 부품소재 기반강화를 통한 글로벌 공급기지화로 글로벌 생산망 편입 촉진, 신제품 개발 지원과 초기 시장형성 지원 등이 필요하다.
특히 글로벌화의 수혜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중소 부품·소재업체의 전문화와 대형화를 통해 우리나라를 첨단 부품의 글로벌 공급기지로 육성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다음으로 글로벌 여건 변화에 대한 능동적 개입 강화다. 통상마찰 대응능력 제고와 국제 특허분쟁·환경규제 제정의 적극적 참여 등의 전방위 통상정책 강화, 글로벌화 진전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는 우수 글로벌 마케팅 인력 육성 지원 등이 요구되고 있다. 또 재구축이 필요한 의류와 컴퓨터 산업에서는 한계기업의 퇴출 촉진 장치 마련, 생산품목의 고도화, 합리적 구조조정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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