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인플레 억제?..경기방어?” 각국 중앙銀 딜레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1.07 17:45

수정 2014.11.07 16:01



“인플레이션 억제냐, 경기방어냐.”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딜레마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국제유가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일컬어지던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곡물가격, 상품가격 등이 덩달아 뛰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경기는 하강 국면에 접어들 조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경기방어를 위해 금리를 내리자니 인플레이션이 걸리고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니 하강세로 돌아선 경기가 걱정이다.

■미국, 금리인하 가닥 잡나

지난 주말 발표된 지난해 12월 고용지표가 금리인하 기대감을 크게 높여 놨다. 그동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금융혼란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침체’라는 단어를 섣불리 들고 나오지 못하게 했던 미국 고용시장이 4년 만에 가장 저조한 고용증가율을 기록하고 실업률이 2년여 만에 5%로 뛰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한낱 경구로만 그치지 않게 됐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보좌관을 지낸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이 50%를 웃돈다고 밝혔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현재 미국의 경기 침체, 팽창 등 경기순환을 공식 판단하는 권위 있는 민간기구인 경제조사국(NBER) 대표이기도하다.

그는 지난 주말 우울한 고용지표가 나온 뒤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반(50%)이라고 말해 왔지만 지금은 절반을 조금 웃돈다고 말해야겠다”고 지적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소비자들은 지난해 12월 사실상 제로 성장세를 보인 고용상황으로 인해 미래에 대해 더 불안해 하게 됐다”며 “소비자들이 지출을 꺼리게 되면서 2008년 성장세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1주일 전만 해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달 말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출 가능성이 0%라고 봤던 시장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그 가능성이 이제 50%에 이르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현 상황에서는 0.5%포인트 인하가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촉구하고 이와함께 의회에 세금감면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소비에 활용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재정정책도 병행할 것을 주문했다.

앨런 그린스펀 FRB 전 의장과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역시 재정정책 필요성을 주문하고 있다. 금리인하라는 통화정책과 세금감면 등 재정정책을 적절히 병행해 고물가와 경기후퇴가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개 속 유럽

금리인하가 대세로 자리 잡은 미국과 달리 유럽은 아직 갈피를 잡기 힘든 상황이다.

유로권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성장세가 주춤거리는 가운데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고유가와 인플레이션이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고유가로 인해 소비여력이 떨어진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악화하면서 이들의 씀씀이가 줄고 이것이 생산둔화, 고용둔화, 소비심리 악화라는 악순환 구조를 보이고 있는 점이 유럽 중앙은행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고유가와 미국발 금융시장 혼란에서 비롯된 소비심리 악화를 금리인하라는 통화정책을 통해 해결하려 할 경우 자칫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만 높여 통제불가능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10일로 예정된 통화정책회의(MPC)에서 ECB는 금리를 일단 동결할 것이 예상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일단 추이를 지켜볼 것이란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