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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에 산다 동·호·동·락] 웅진싱크빅 ‘혁신 즐겨찾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1.09 17:05

수정 2014.11.07 15:45



웅진씽크빅 스쿨본부의 안정란 대리는 1주일에 4일을 지방 출장에 나선다. ‘방과후 컴퓨터 교육사업 교사’를 상대로 교육을 하는 안 대리는 전국 60여곳에 흩어져 있는 교사들을 일일이 만나야 하기 때문에 발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지방순회를 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안 대리는 경기도 파주 웅진씽크빅 본사에서 컴퓨터의 ‘클릭’ 하나로 교육 프로세스를 해결하고 있다. 사내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인터넷을 통한 통합 교육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방출장을 가지 않고도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곳은 다름아닌 웅진씽크빅 사내 동아리인 ‘혁신 즐겨찾기’.

20명으로 구성된 이 동호회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취미 활동만을 위한 여타 동호회와 다르다.

평소 조직 생활에서 느끼는 문제점 가운데 쉽게 손댈 수 없는 일, 한번 손대면 수개월 시간이 소요되는 일 등에 대해 서로 연구하고 보고서로 만드는 일을 한다. 지난 2006년 6월 만들어진 이 동호회는 1년 반 동안 회사전체의 비용 절감,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먼저 장부상으로 처리했던 부실 선급금 처리를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제안을 내놓았다. 여러 팀 출신으로 구성되는 동호회다 보니 재무와 정보기술(IT)팀 직원을 중심으로 자동으로 부실 선급금을 처리하는 시스템을 제안했고 회사측에서 이를 받아들여 최근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회장을 맡고 있는 정윤호 대리는 “즐겨찾기 멤버 중에 재무 멤버들이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IT팀 직원이 시스템과 연결시키는 역할을 맡았다”며 “동호회 활동은 딱딱한 공식 조직보다 정보 공유가 쉽다는 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혁신 즐겨찾기의 제안 덕분에 회사측은 법인세 연 12억원을 절감했고 동호회는 일본 출장 기회를 얻는 등 효과도 일석이조였다.

이 밖에 최근 사업본부별로 나눠졌던 구매시스템을 통합하고 스쿨사업본부의 교육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등 굵직한 프로젝트도 모두 혁신 즐겨찾기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정 대리는 “매일 반복되는 업무보다는 시간은 좀 걸리더라고 그 성과가 눈에 보이는 일이 더 재미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들었다”며 “회원들 모두 일로 접근하지 않고 취미활동으로 생각하니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혁신 즐겨찾기의 활약이 화제가 되면서 사내에는 비슷한 혁신 동호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특히 회사도 이러한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혁신 지원팀을 만들고 지난해 처음으로 ‘혁신 컨테스트’도 개최했다.


혁신 즐겨찾기 막내인 최성휘씨는 “동호회 활동을 통해 재미있게 일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면서 “입사 후 2년이 지나면 누구에게나 온다는 직장인 슬럼프가 없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yangjae@fnnews.com 양재혁기자

■사진설명=웅진씽크빅의 이색 동아리인 '혁신즐겨찾기' 회원들은 지난해 4월 일본 오사카를 방문해 선진 교육 문화기업들의 혁신모델을 벤치마킹했다.
20여명의 동아리 회원들은 리츠칼튼 오사카와 NTT도코모 등을 방문해 단체촬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