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진로 재상장 신청 하이트맥주 ‘대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1.09 18:55

수정 2014.11.07 15:43



소주업계 1위 진로가 재상장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진로는 9일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제출했다. 1997년 부도 후 11년 만이며 2003년 상장폐지부터는 5년 만이다.

진로는 지난 1924년 창업되어 80여년간 소주시장의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한 명실공히 한국의 대표적인 주류기업이다.

1997년 부도위기 이후 ‘대한민국 제1호 화의기업’이라는 기업회생의 기회를 잡고 진로 쿠어스, 위스키사업 등을 정리하면서 회생을 노렸으나 결국 2003년 상장 폐지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하이트맥주로 인수돼 본사 매각, 직원 감축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마침내 기업공개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하이트, 진로 깜짝 인수

법원은 법정관리 중이던 진로의 새주인을 찾기 위해 지난 2005년 매각작업을 진행했다. 롯데, 두산, CJ등 식품대기업들이 참여한 인수전에 하이트맥주도 뛰어들었다.

사실 하이트맥주가 처음 진로 인수 입찰 제안서를 접수했을 때만 해도 인수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이트맥주의 자금력이 경쟁사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였기 때문.

그러나 하이트맥주는 산업은행, 군인공제회, 교원공제회 등 내로라 하는 투자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또 인수가도 경쟁 업체들에 비해 훨씬 많은 3조4000억원을 써 내면서 두산 등을 따돌렸고 예정된 기한을 2개월가량 넘긴 그해 7월 20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인수 승인결정을 받았다.

■‘처음처럼’ 돌풍에 윤종웅 사장 투입

새 주인을 맞은 기쁨도 잠시, 진로는 곧 복병을 맞게 된다. 2006년 경쟁업체인 두산이 내놓은 ‘처음처럼’ 돌풍에 위기를 맞게 된다.

55%를 넘나들었던 ‘참이슬’의 시장점유율이 하향세를 그렸고 지난해 3월에는 40%대로 떨어졌다.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차입금에 대한 이자 부담과 경영악화의 우려가 겹쳤다.

재상장 신청 시한(상장 폐지 후 5년 이내)을 1년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불어닥친 이 위기로 재상장의 길이 꼬여가는 듯했다. 재상장 요건을 충족하려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야 했기 때문이다.

위기감이 심해지자 진로는 ‘하이트 신화’ 주역 윤종웅 사장을 투입했다.

지난해 3월 27일 진로로 온 윤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동시에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전개했다.

우선 ‘참이슬 프레시’의 도수를 낮춰 저도주 전쟁을 이끌었으며 곧바로 진로의 자존심인 시장점유율 50%를 회복했다. ‘참이슬 프레시’는 출시 17개월 만에 10억병이 팔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리고 서울 서초동 건물 일부를 390억원에 매각했고 1200억원에 상당하는 옛 본사 사옥 매각도 추진 중이다. 40∼50명에 이르는 직원들에 대한 명예퇴직을 받는 등 인적 정리도 병행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보여 지난해 3·4분기에는 순익 346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만 14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돼 부도 이후 처음으로 자본잠식 상태에서 탈출했다.

■“재상장 땐 시가총액 5조원” 예상도

진로는 재상장 추진과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그룹은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 현지에서 계열사 사장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경영전략 회의’을 열었고 같은 해 12월에는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한때 매각설이 나돌았던 일본법인 ‘진로재팬’도 오히려 영업망을 강화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진로가 재상장에 성공한다면 시가총액이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측되고 일각에서는 5조원 이상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하이트맥주는 진로를 인수한 지 3년 만에 1조원대의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

/hongsc@fnnews.com 홍석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