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쿠니(야마구치)=글·사진 송동근기자】니시카와(錦川) 강이 히로시마 만(灣)으로 흘러드는 곳에 접해 있는 야마구치현의 이와쿠니(岩�H). 이곳은 5개의 현수교각으로 떠받쳐진 긴타이쿄(錦帶橋)라는 다리로 유명하다. 1673년 니시키와 강에 큰 홍수가 났을 때 주민들을 대피하기 위해 만든 다리로 이후 홍수로 부서졌다가 다시 만들었다.
다리 모양새가 마치 주판과 닮아 ‘소로반(算盤·주판) 다리’라 불리는 긴타이쿄는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형상과 정교한 구조를 자랑한다. 다리의 길이가 193.3m, 폭이 5m로 된 아치형 구조가 인상적이다. 이렇게 둥굴게 굽은 다리의 곡선과 35m를 교각없이 걸쳐놓은 공법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볼 때도 완벽한 기술이라 한다.
이와쿠니성(城) 밑을 흐르는 이곳 니시카와 강에는 그동안 여러번 다리가 놓여졌으나, 홍수 때마다 심한 물살로 떠내려 갔다. 이에 따라 당시 3대 영주였던 깃카와 히로요시는 ‘떠내려 가지 않는 다리를 건설하고 싶다’고 간절히 소망했다고 한다. 센 물살을 견디기 위해서는 교각이 없는 다리를 놓거나, 아니면 교각에 대한 더 깊은 연구가 필요했다. 그러던차 히로요시는 흥미있게 읽던 ‘서호 유람지’란 책에서 호수와 섬들 사이에 돌다리가 놓여진 그림을 보고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니시카와 강에 작은 섬같은 다리 받침대를 만들고, 거기에 튼튼한 아치형 다리를 놓으면 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그리 생각만큼 만만치는 않았다. 시작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축성기술과 토목기법을 최대한 살린 다리를 드디어 1673년에 완성했다.
대동아전쟁에 나선 일본은 이후 다리를 전혀 손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1950년 9월 이 지방을 강타한 ‘기지야’라는 태풍이 다리를 덮쳤다. “긴타이쿄를 지키자”고 외치며 주민들은 큰 물통을 들어 날라 다리위에 올려놓는 등 떠내려가는 다리를 막으려 노력했지만 세번째 다리에 균열이 생기면서 다리는 무너지고 말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보지정이 거론되고 있던 이 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센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 간 것이다.
이와쿠니 주민들은 잃어버린 다리로 인해 큰 슬픔에 잠겼다. 이에 곧바로 시와 온 주민이 하나가 된 다리 재건 운동이 펼쳐졌다. 이듬해 대사업이 진행됐고 공사를 맡은 전문기술자들은 기존의 축조공법이 공학적으로 매우 정교하고 우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2년여의 공사기간을 걸쳐 1953년 마침내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긴타이쿄는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성아래 펼쳐진 푸른 산과 니시카와 강의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경관은 다리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해마다 4월이 되면 열리는 ‘긴타이쿄축제’에서 에도시대 산킨코타이 모습을 재현한 무사 행렬도 볼만하다.
이와쿠니에서는 바다위에서 새를 이용해 고기를 잡는 일본 전통어법(魚法) 가마우지도 신기한 볼거리다. 전통적 의상을 입은 우쇼(가마우지로 고기잡는 사람)가 횃불 아래에서 능숙하게 가마우지 새를 다루는 모습은 300년전 그대로를 느끼게 한다.
아울러 로프웨이를 타고(3분 소요) 산정상에서 바라보는 이와쿠니만의 전망 또한 놓칠 수 없다. 멀리 세토나이카이의 다도해와 시코쿠 지방의 산자락이 아스라히 보이고, 모모시대풍으로 백악의 천수각을 자랑하는 이와쿠니성이 여행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dkso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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