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고유 기능을 산업자원부, 문화관광부, 행정자치부로 이관하고 해체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면서 정통부가 올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주요 사업들이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10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정통부의 정보기술(IT)산업 육성 기능은 산자부, 콘텐츠 관련 기능은 문화관광부, 정부통합전산센터는 행자부로 이관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주요 사업인 인터넷TV(IPTV) 사업을 전담할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문제는 인수위에서 일절 언급이 없어 IPTV사업을 전담할 기구가 허공에 뜰 위기에 처했다.
정통부는 올해 IPTV와 범용사업자인증모듈(USIM), 네트워크로봇, 재판매, 방통융합,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한 정부 인가 문제 등을 추진하거나 풀어야 하지만 새 정부 조직개편 방향에 따라 사실상 관련업무를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올해 사업을 의욕적으로 잡았던 관련 업계도 앞으로 사업 방향이 어떻게 진행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방향이 나오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IPTV사업은 올해 정통부와 방송위원회의 주요 사업으로 잡혀 있지만 추진 주체가 공중에 뜨면서 IPTV업계도 당초 수립한 상반기 본격 서비스 일정에 차질을 빚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IPTV는 총선 이후에나 기구설립 등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다. 국회 통과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전기통신법상의 재판매 문제도 정부조직 개편으로 유탄을 맞게 됐다.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조차 불투명해졌기 때문.
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IPTV법 시행령뿐만 아니라 다음주로 예정됐던 한·중·일 정보기술(IT) 장관회담도 무기한 연기됐다”며 “14일 서울에서 열릴 IPTV 표준회의는 물론 6월에 서울에서 개최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IT 장관회의도 어떻게 치러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특히 OECD IT장관 회의는 우리나라의 IT위상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지닌 행사여서 IT한국 이미지에 타격이 예상된다.
올 3월 해제할 예정이었던 USIM 잠금장치 정책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동통신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USIM 정책은 늦어도 보조금 지급 관련 법이 사라지는 3월 이전에 결정돼야 하지만 정통부의 해체로 이를 어떻게 추진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당초 이달 말께 일차적으로 USIM 해제에 관한 방침을 정리할 계획이었지만 부처기능 재편 소식으로 지금은 거의 논의를 진행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한 관계자는 정보통신부가 표면상 IPTV법 시행령과 USIM 해제에 관해 각 사업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고는 있지만 조직개편 영향 탓에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과 관련업계는 “통신방송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정책 수요자에게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IT생태계 전체를 일관되게 관장하는 전문부처가 필요하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결국 인수위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업계와 수요자를 생각했다기 보다는 힘의 논리가 작용한 것 아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 “인수위는 ‘기능이 그대로 존속된다’고 쉽게 말하지만 일이 정상화되려면 적어도 3개월에서 6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걱정했다.
/ktitk@fnnews.com 김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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