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청와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퇴임을 불과 1개월여 남겨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새 정부를 준비하는 측이 듣기에 불편할 직설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는 것을 고려할때 그가 퇴임 후에도 새 정부에 대한 ‘비판적 조언자’로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게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은둔자에 가까울만큼 일선에서 멀리 떨어져있던 종전의 전직 대통령들과는 달리 ‘할말은 하는 전직 대통령’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는 전직 대통령은 무조건 물러나 있어야만 하는줄로 알았던 기존 정치문화에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을 시사하는, 따라서 한국의 현대 정치사에 새 장이 열릴 가능성을 엿보이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노 대통령이 권력에 물러나면 ‘쓴소리맨’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임기 말에 터진 측근비리와 각종 스캔들에 휘말려 불명예 퇴임한 전임자들과 비교할때 ‘명예롭게’ 퇴진하는 첫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기도 추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직설을 해야만 하는 그의 성격에다 그의 운신의 폭을 좁힐만한 다른 걸림돌도 딱히 없기에 그의 향후 행보가 과거 어느 전직 대통령보다 적극적일 가능성이 높다는게 많은 정치분석가들의 예상이다.
이와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 관계자는 “전임 대통령으로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후임 대통령에게 조언해주는 차원이라면 새 정부의 원활한 국정운영과 정치문화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노 대통령이 어떤 쓴소리를 내뱉느냐에 따라, 쓴소리의 수위에 따라 소모적인 정치논란이 격화되거나 국론 분열까지 초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청와대 출신의 한 정치인은 “노 대통령이 직설에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기저에는 항상 원칙, 합리라는 것이 깔려 있다”면서 “퇴임 후 어떤 활동을 하실진 모르지만 본인이 일관되게 지켜온 원칙과 합리성에 벗어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것이 비판이든 조언이든 노 대통령이 새 정부를 겨냥해 목소리를 내는데만 그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이미 누차 밝힌대로 정치학 교과서의 집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친시장적 진보주의’라는 노무현식 정치철학이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자신이 창당한 열린우리당의 해체로 ‘한국정치의 미래가 암담해졌다’고 단언한만큼 노 대통령이 현실정치에 쉽사리 발을 담글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다만 손학규 대표체제에 반발한 이해찬 전 총리의 대통합민주신당 탈당을 계기로 별도의 정치흐름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친노 정치세력과 노 대통령이 다시 결합하게 될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노대통령의 정치적 팬클럽인 ‘노사모’의 지속적인 활동여부와 활동방향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연구소 형태의 조직을 차려 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데 가운데 독자적인 매체를 통해 목소리 내기와 대안 제시를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rock@fnnews.com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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