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마침내 연간 매출액 10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가 15일 밝힌 실적에 따르면 글로벌 연결 기준으로 1034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현재 10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기업은 세계적으로 24개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전기전자 업계에서는 지멘스와 HP 정도여서 삼성전자는 톱 3 대열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순이익에서도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 119억달러, IBM 95억달러에 이어 84억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놀라운 실적은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반도체 부문의 약점을 극복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제까지 삼성전자의 ‘힘’이었던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4·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2%, 53% 감소했지만 연간으로는 영업이익이 2조2100억원에 이른다. 다른 업체들이 적자에 빠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 고부가가치 제품군 확대로 적지 않은 수익을 낸 것이다.
삼성의 힘은 액정표시장치(LCD) 디지털미디어 통신 등 다른 주력 사업 모두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데 있다. 특히 LCD 부문의 약진은 놀랍다. 모니터, 노트북, TV 등 모든 수요처에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가격 강세가 지속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1%나 증가한 2조1100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디지털미디어 부문도 연간 영업이익이 1조600억원을 넘어 처음으로 1조원대에 올라섰다. 전자통신 부문만은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지만 4·4분기에 괄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해 세계 2위 휴대폰 업체의 지위를 굳혔다.
삼성전자의 힘은 최고경영진의 과감한 결단과 끊임없는 기술혁신 그리고 투자에 힘입은 것이다. 올 한해 11조원가량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그러나 신년 사업 계획조차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하루빨리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들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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