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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에 산다 동·호·동·락] 미술문화 공부하는 ‘산천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1.16 14:36

수정 2014.11.07 15:08

“이 시간이 너무 기다려져요. 여기에 왔다가면 정신이 맑아지고 피곤함이 싹 사라집니다.”

화랑대표, 의사, 약사, 한의사, 연극인, 펀드매니저 등 ‘시간이 돈’인 사람들이 만난 ‘산천어’(회장 오현금)의 모임시간은 금쪽같기만 하다.

인천, 분당 등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회원들은 15명. 환한 미소와 반가운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갤러리는 행복한 기운이 솔솔 넘친다.

요즘엔 지난 몇주 전부터 시리즈로 중앙아시아 미술에 대해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하고 있다.

딱딱한 주제 같지만 회원들은 아시아미술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했다. 그저 ‘이 그림이 좋다’가 아니라 문화적 배경까지 샅샅이 훑고 있는 학구파들이다.

1년전, 미술품 투자에 대한 아트테크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결성된 이 모임은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정도를 걷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억억 소리를 내며 미술시장이 펄펄 끓어오르고 너도나도 작품에 투자하는 아트테크가 한창일 때 만났다.

작품의 진정한 감동없이, 돈으로만 작품가치를 파악하는 미술시장에서 ‘이래선 안된다’는 의견들이 뭉쳤다. 그래서 모임 이름도 맑은 물에서만 사는 ‘산천어’로 정했다. 미꾸라지는 먹을 것을 찾아 아래로 내려가는 반면, 산천어는 맑은 물을 찾아 위로 올라간다는 것에서 착안했다.

어느정도 사회적인 위치를 가진 직업을 가졌지만 “시간이 없어 자기 자신을 키울 수가 없다”는 회원들은 이 모임을 하면서 삭막한 도시생활에서 여유를 갖기 시작했다.

차에도 기호음료가 있고 정신음료가 있듯이 시·서·화·연·주·차·금·창·기·여 등 옛날 선비들이 추구했던 느긋함을 함께 나누며 정신적인 안정을 찾고 있다.

지식은 팩트만 말하지만 문화는 상상의 날개를 펴는 원동력이다. 의사, 약사 동종업계 사람뿐만 아니라 연극인, 펀드매니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다보니 이야기거리가 많아졌고 한정된 미술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차문화 등 다양한 문화지식을 넓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그동안 미술품 감상 요령에서부터 명화 공부로, 문화 전반으로 확대됐다.
각 주제별로 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한다.

오현금 회장은 “정신적 만족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인 만큼 이 시대의 선비가 되기 위해 힘쓴다”며 “회원들의 호응이 커 올해엔 체계적으로 아카데미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원들이 미술작품에 관심이 많아 오는 5월엔 파리 아트투어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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