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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00억弗 규모 경기부양책 추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1.17 22:26

수정 2014.11.07 14:52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탄력을 받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표심을 잡기 위해 앞다퉈 경기부양책 마련에 나서면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추진 중인 감세를 포함한 1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신속하고 일시적이며 잘 조정된’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혀 재정,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에 걸림돌이 사라졌다.

■버냉키 FRB의장, “경기부양책 지지”

파이낸셜타임스(FT)지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버냉키 의장이 찬성함에 따라 의회와 행정부의 경기부양책 마련이 속도를 더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상하 양원 합동경제위원회 의장인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버냉키 의장이 지난 14일 “경기부양책이 경제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의회에서 대략 1000억달러 규모의 세금환급 및 재정지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버냉키 의장도 의회 지도자들에게 “조처가 신속하고 일회적이기만 하다면 일시적인 재정적자 증가가 예상되지만 감세나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도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와 FRB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미 경제가 물가 오름세 속에 서서히 둔화되고 있고 특히 임금 오름세가 꺾여 미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베이지북은 일단 미 경제가 아직 침체 상태로 접어들고 있는 것은 아니며 단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지북, “소비·노동 위축 가능성”

베이지북은 달러화 약세로 인해 여행업을 비롯한 일부 업종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노동시장 역시 아직은 “상대적으로 수급이 빠듯한 상황”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이같이 특이하게도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날 발표된 지표들은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비 4.1% 올라 1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월로 비교했을 때는 물가 오름세가 11월의 0.8%에서 크게 낮아진 0.3% 상승하는 데 그쳐 FRB가 인플레이션보다는 경기침체에 더 큰 비중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보여줬다.

특히 베이지북에서 평가한 것과 달리 노동시장의 수요가 떨어지면서 임금이 하락하고 있어 그동안 미 경제를 지탱해줬던 소비가 앞으로 더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지난해 12월 평균 주당임금은 1년 전에 비해 0.9% 감소해 199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지는 워싱턴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 이코노미스트 자레드 번스타인의 말을 인용해 “사람들이 왜 경제적으로 불안해 하는지는 전혀 이상할 게 없다”며 “임금봉투가 얇아지는 게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실업률이 지난해 12월 0.3%포인트 증가하며 5%로 칫솟은 점을 상기시키면서 올해 임금 전망은 더 어둡다고 보고 있다. 이는 결국 소비감퇴와 경기후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의회·행정부 경기부양책 빨라질 수도

결국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버냉키 의장도 원칙적으로 경기부양책에 찬성하면서 의회와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알려진 뒤 의회가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미국 대통령도 17일 의회 지도자들과 콘퍼런스콜을 열고 경제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오는 28일 연두교서를 통해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부시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경기부양책과 관련해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공화당 하원 대표인 존 보너와 경기부양책에 대해 논의를 마쳤다.

보너는 기자들에게 “경기부양책이 현실화 할 수 있도록 협력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공화, 민주 양당의 합의와 관련해 민주당 하원 대표인 스테니 호이어는 “30일 내에 부양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