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침체 세계로 급속 확산
미국발 경기침체(recession) 공포가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0.75%포인트라는 큰폭의 금리인하를 전격적으로 단행하고, 조지 부시 행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유럽과 아시아 경제 역시 그 영향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다.▲관련기사 3,4면
메릴린치는 23일(현지시간)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1.6%에서 절반인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파장으로 인한 주택부문 침체가 소비, 고용 등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자 이처럼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메릴린치는 미 주택 가격이 올해 15% 하락하고 내년에는 10%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연말께 5.75%로 높아지고 내년 초에는 6%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따른 달러가치의 하락은 그동안 달러화의 ‘기축통화’ 위상을 급격히 추락시키고 세계 경제를 더욱 혼돈으로 몰고가고 있다.
이처럼 세계 경제의 심장인 미국경제가 심각한 침체국면으로 빠져들 기미를 보이자 전 세계 각국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급속히 낮추는 등 바짝 몸을 움츠리고 있다.
‘잃어버린 10년’을 뒤로 하고 최근 수년간 회복 움직임을 보이던 일본 경제는 경기팽창 문턱에서 매번 주춤하더니 이번에는 미 경제 침체라는 커다란 파도를 마주하게 됐다.
역내 교역이 활발해져 이제 더 이상 미국시장이 경제를 좌우할 만큼 비중이 크지 않게 됐다는 분석들이 잇따랐던 중국 등 아시아 경제 역시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경기침체 조짐을 보이자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탄탄한 움직임을 보였던 유럽 경제 역시 마찬가지다.
고질적인 ‘유럽병’에서 벗어나 순조로운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 영향권에서도 자유로운 듯 했던 유럽 경제는 이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얼마나 많은 은행들이 얼마나 물려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금융불안을 안고 있고, 미 소비자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로도 타격이 예상된다.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내로라 하는 경제계 인사들도 미국발 경기침체가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것을 우려했다.
뉴욕에 소재한 루비니 글로벌 이코노믹스의 누리엘 루비니 회장은 ‘미국 경제가 재채기를 하면 나머지 세계 경제는 감기에 걸린다’는 격언을 상기시키고 이번에는 미국 경제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루비니는 “미 경제는 재채기 정도가 아니라 폐렴에 걸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는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 문제가 아니라 경착륙 정도가 얼마나 될 지의 문제”라며 “금융시스템이 매우 심각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FRB가 경기침체 자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송경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