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단기적으로는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그렇다.
중장기적으론 외환위기 이후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성장의 리듬을 잃어버렸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던 개발시대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1990년대에만 해도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률은 6.5%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선 4.8%로 떨어지더니 2020년대엔 3%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치 에베레스트 정상 정복의 기회를 놓치고 다시 도전할 여력도 없이 ‘과연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감도는 참담한 하산 길만 남아 있는 초라한 신세와 같다. 이렇게 된데는 지나친 정부규제가 지속되고 있고 경쟁적인 환경조성이 미흡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의 혁신적 노력과 과감한 투자가 부족했으며 노동계의 능동적인 변화가 없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단기적으로도 우리 경제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미국의 부동산 경기침체가 몰고 온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은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던 미국 경제의 소비심리를 싸늘하게 얼어붙게 만들었다. 게다가 그래도 세계 경기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중국, 인도 등 신흥국가들의 경제도 예상외로 제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세계 경기가 둔화된다면 지난 몇 년간 내수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도 그나마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 호조세마저 수출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약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우리 경제의 성장과 수출이 고용과 내수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06년과 2007년에 각각 5.0%와 4.9%의 경제성장을 기록했음에도 늘어난 일자리는 29만5000명과 28만200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해마다 노동시장에 새롭게 들어오는 사람들이 40만∼50만명이나 된다. 게다가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을 50대 이상이 차지하고 있는 반면에 20∼30대의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러니 ‘이태백’이니 ‘삼태백’이니 하는 속어가 떠돌고 있는 게 아닌가.
지금은 일자리의 질을 우려하기에 앞서 일자리 수 자체가 크게 부족한 현실이다. 이처럼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지 않은 만큼 소득도 크게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에 서민층은 물론 중산층이 느끼는 체감경기의 회복은 지금으로선 요원할 뿐만 아니라 청년백수시대가 지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부터 단기적으로는 우리 서민들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경기회복의 실마리를 마련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부딪히게 됐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은 성장 잠재력의 확충이다. 우리 경제에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지속적으로 늘려가면서 아울러 물적·인적 자본의 활용도를 제고하며 연구개발(R&D) 투자, 기술개발, 혁신 등으로 생산성을 향상하고 금융, 교육 등 주요 서비스업을 포함해 우리 산업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강화해야만 한다. 여기에 정부가 규제 개혁 및 제도 완화와 함께 다양한 시장경제적인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의 활발한 투자를 유도해 일자리를 늘릴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늘어나는 일자리는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 기업은 부도 등과 같은 심각한 경영상 압박이 없는 한 일을 아무리 못하는 근로자도 자유롭게 해고하기 어렵고 노조가 강한 경우에는 더더욱 힘겹다. 글로벌 무한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업의 근로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미 고용되어 있는 근로자에 대해 기업이 할 수 있는 구조조정의 자유로움이 적기 때문에 기업은 새로운 고용을 꺼릴 수밖에 없다. 부득이 인력을 보충해야 한다면 비정규직으로 고용할 따름이다.
따라서 정부는 성장 잠재력의 확충을 위한 정책뿐만 아니라 때론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아픔을 동반해야만 하는 정책인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여기에 노동계가 자발적으로 동참해야 함은 물론, 기업들도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 길만이 노사가 상생하고 우리 경제가 성장의 리듬을 살려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해법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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