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일수록 더 긴장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특사자격으로 다보스 포럼을 다녀온 사공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특위 공동위원장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서울의 거액 자산가들은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이 30일 순자산 60억원 이상을 가진 서울 지역 134명 고액자산가의 투자형태를 조사한 결과 서브프라임 사태가 국내에 본격 상륙한 지난해 4·4분기 주식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3·4분기 대비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안전자산인 예·적금 선호도는 급증했고 대선영향으로 충청 지역 부동산에 대한 투자상담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일수록 주식투자 ‘NO’
삼성생명 조사결과 평균 자산 60억원대 부유층 고객들의 금융상품 중 주식에 대한 투자 선호도는 지난해 3·4분기 14.8%였지만 서브프라임 위기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전이된 4·4분기 9.9%로 떨어졌다.
순자산별로 살펴보면 10억원 미만 고객은 17.5%에서 13.5%로, 10억∼30억원은 10.2%에서 8.8%로, 30억∼50억원대는 14.5%에서 6%로 떨어졌다.
순자산이 클수록 주식선호도는 크게 떨어졌는데 50억∼100억원대 순자산을 가진 고객은 주식선호도가 21.3%에서 11.6%로 10%가량 하락했고 100억원 이상의 초부유층은 20.6%에서 6.7%로 13.3%나 떨어졌다.
반면 예·적금에 대한 수요는 늘었다. 순자산별로 10억원 미만은 15.1%에서 17.1%로, 10억∼30억원은 14.8에서 22.3%로, 30억∼50억원은 11.8%에서 24.1%로 증가했다.
그러나 50억원대 이상의 자산가들은 변동이 없거나 다소 줄었다. 50억∼100억원의 자산가는 21.3%에서 16.2%로 줄었고 100억원 이상 초부유층은 20.6%에서 20%로 큰 변동이 없었다.
이 밖에 나머지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선호도는 큰 변화가 없는데 4·4분기 부유층들은 국내펀드(26.3%), 예·적금(20.3%), 해외펀드(13.5%), 보험(11.4%),주식(9.9%) 등의 순이었다.
신성욱 삼성생명 FP(Financial Planningㆍ재무설계)센터 상무는 “부자고객들은 많게는 수백억까지 주식 투자 중인데 서브프라임 사태 확대로 손실을 입을까 우려를 하고 있다”며 “현재는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거나 더이상 투자를 하지 않고 관망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인기 여전…충청권 ‘뜬다’
순자산 규모별 재무설계 관심분야를 조사한 결과 30억원을 기준으로 자산가액이 높을수록 상속·증여, 부동산세금 및 정책에 관심이 높고 자산가액이 낮을수록 금융투자, 부동산투자에 관심이 높았다.
자산규모에 상관없이 부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부동산에 대한 투자선호도는 높았다.
자산가액이 높을수록 현 자산의 유지 및 안정적인 자산이전에 대한 세금이나 정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자산가액이 낮을수록 자산불리는 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대선전부터 높았던 충청권에 대한 부동산 투자심리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선호도는 충청권이 22.8%로 가장 높았고 영남(18.5%), 호남(17.3%), 경기(16.9%), 서울(14.8%) 등의 순이었다.
또 투자·임야(43.0%)에 대한 투자선호도가 전원주택(10.1%), 상가(13.9%), 재건축(8.9%)등보다 높게 나왔다.
김진성 삼성생명 FP센터 수석팀장은 “현 정부의 행정도시 건설에서부터 시작된 충청권 부동산에 대한 투자열기는 새 정부의 대운하 건설 검토 등으로 이어져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toadk@fnnews.com 김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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