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해 '절대반대'에서 '조건이 필요하다'고 주장을 바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텔레콤을 비롯한 LG데이콤·LG파워콤 등 'LG통신3사'는 최근까지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게 되면 시장 경쟁이 제한되며, 이용자 후생도 해치게 된다'는 이유로 인수를 인가해주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LG텔레콤은 지난 29일 공정거래위원회와 30일 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열린 '인수 인가 관련 간담회'에서 정부가 불가피하게 인수를 허용할 경우 800㎒주파수 로밍 의무화와 같은 조건을 붙여야 한다고 당초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섰다.
LG텔레콤 측은 "후발사업자들의 800㎒ 로밍이 안 되면 모든 재판매 업체는 해외 로밍이 가능하고 군부대·산간에서 서비스되는 SK텔레콤 네트워크만 빌려 쓰려고 할 것"이라며 "이는 공정한 도매환경을 조성해 소매경쟁을 활성화시킨다는 재판매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LG텔레콤은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을 지금의 50.5%에서 0.5% 낮춘 50%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G텔레콤 측은 "이 조치는 이동전화 독점력이 유선·방송 등 타 시장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LG텔레콤은 SK텔레콤 이동통신망을 하나로텔레콤이 재판매하는 등 특수 관계인의 재판매·가상사설망(MVNO)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LG텔레콤이 '인수 절대 반대'에서 '조건부 인수'로 목소리를 바꾼 것은 '대세'를 따르면서 원하는 정책을 얻어내는 쪽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 또 SK텔레콤에 시장 점유율 제한이 생길 경우 선발사업자는 영업현장에서 사실상 무장해제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란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LG텔레콤은 지난 수 년 동안 SK텔레콤 측에'군부대·산간·섬 지역 등에 대한 800㎒ 로밍'을 허용해 달라며 '구애'작전을 펼쳐왔다.
한편 KTF는 인수 인가 조건으로 '800㎒순차적 반납'과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 간 결합상품 출시 금지'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SK텔레콤은 "하나로텔레콤 인수와 800㎒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경쟁사들이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며 "SK텔레콤은 유무선결합서비스는 하지 말란 말이냐"고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wonhor@fnnews.com 허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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