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알라룸푸르=이지연기자】 인천공항에서 7시간. 쿠알라룸푸르의 세팡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공항의 웅장함에 잠시 정신을 잃고 말았다. 비행기에서 내려 모노레일로 갈아타고 출구를 찾으려 했지만 미로에서 길을 잃은 것처럼 찾아 헤매기를 몇 차례. 진땀을 뺀 후에야 말레이시아 땅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대한 첫 인상은 놀라움 그 자체다. 세계 10대 국제공항으로 선정된 세팡국제공항부터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88층짜리 쌍둥이 빌딩 페트로나스타워까지…. 경제 부국으로 부상한 자국의 힘을 과시하기라도 할 요량인 듯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말레이시아의 모습은 태국이나 필리핀 같은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는 전혀 다른 색깔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도심에서 1시간여, 잘 닦인 도로를 타고 빌딩 숲을 벗어나면 관광객들을 위한 ‘이상향’이 눈앞에 펼쳐지며 또 한번 눈길을 사로잡는다.
■30여개 명문 코스 자리한 말레이시아 골프 특구
말레이시아의 페낭이나 코타키나발루 지역이 휴양을 위한 모든 것이 갖춰진 곳이라면 쿠알라룸푸르 지역은 말레이시아의 오늘과 잘 계획된 휴양지에서 즐기는 여유를 두루 섭렵해 볼 수 있는 곳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인근에는 현지 골프 전문지가 선정한 말레이시아 No.1 코스인 사우자나GC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내 베스트 코스들이 즐비하다.
세팡공항에서 40분 거리에 위치한 사우자나GC는 5성급 하얏트 호텔을 비롯해 사우자나골프리조트, 36홀 챔피언십 코스로 조성된 유명 리조트 코스다. 핸디캡 15 이상인 사람은 라운드를 할 수 없는 난이도를 자랑하는 팜 코스(파72·6959야드)와 비교적 넓고 평탄한 페어웨이가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분가라야 코스(파 72·6400야드) 등 2개 코스가 있어 핸디캡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쿠알라룸푸르 인근에는 이 밖에도 마인즈리조트, 로열슬랑가GC, 쿠알라룸푸르GC 등 현지 골프 전문지가 선정한 ‘말레이시아 베스트 10 코스’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아직은 한국 골퍼들의 발길이 뜸해 여유롭게 라운드하기엔 그만이다. 평균 그린피는 100달러 선이다.
지갑 사정을 고려한다면 말레이시아오픈 개최지이기도 한 템플러파크CC나 겐팅 하이랜드 내의 아와나GC 등 훨씬 저렴한 그린피(30∼50달러)로 즐길 수 있는 코스에서 라운드를 하면 된다.
해발 1768m에 들어선 겐팅 하이랜드는 고도(高都)에 조성된 계획 도시의 신비러움을 그대로 품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선 이슬람문화가 금기시하는 술과 도박을 맘껏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말레이시아가 아닌 말레이시아에 와 있는 듯한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호텔과 테마 파크, 생태공원, 카지노를 오가다가 싫증이 나면 해발 850m에 들어선 아와나GC에서 골프를 즐기는 등 신선놀음을 하듯 시간을 보내기에 딱 좋은 곳이다.
동행한 현지 가이드는 ‘최상의 코스 상태를 갖춘 부담 없는 코스가 쿠알라룸푸르 근교에만 30개가 넘는다’는 이야기로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4박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비행기에 오르며 ‘다음 기회’를 기약하면서도 머릿속엔 온통 미처 돌아보지 못한 코스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투어 팁(Tour Tips)
말레이시아항공과 대한항공에서 인천에서 쿠알라룸푸르 세팡공항까지 직항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7시간 정도 소요된다. 화폐는 링깃을 사용하며 1링깃은 우리 돈으로 292원 정도다. 말레이시아 여행은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말레이인의 이슬람 문화와 30%에 이르는 중국계 말레이인의 화교 문화가 잘 어우러져 다양한 문화를 접해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영어와 말레이시아어가 공용어로 사용돼 여행을 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 느리며 전압은 220V를 사용한다.
/easygolf@fnnews.com 이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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