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학 동아리 ‘넥스터스’를 아세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2.12 16:04

수정 2014.11.07 13:09

개념 조차 낯선 ‘사회적 기업’을 꿈꾸며 공부하는 젊은이들이 나타났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업의 변화를 촉구하는 프로젝트와 연구를 지원, 격려하며 관련 단체들과의 연계 활동에도 열심인 대학생 동아리 ‘넥스터스’ 가 바로 그들이다.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단지 가능성이 있을 뿐이죠. 사회에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존재하고 모든 것이 답이 될 수 있잖아요. 저희가 꿈꾸고 공부하는 사회적 기업도 정답은 아니에요. 단지 하나의 실험이고 가능성이죠. 저희는 그 가능성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할 뿐이에요”

지난해 진행한 ‘인도 사회적 기업 탐방’ 과정에서 이윤과 나눔의 조화가 가능하다는 걸 실감했다는 넥스터스 회원들. 이들은 지난 여름방학 중 16일간 실업극복국민재단이 후원하는 2007 세계 희망경제 탐방 프로젝트에 참여해 인도의 대안기업을 만나고 왔다. 지난 17일, 탐방 내용을 바탕으로 한 책 출판 막바지 작업에 바쁜 넥스터스 PR 매니저 나해선 씨 (23. 단국대) 등 회원들을 만났다

▶ 빈곤 해결책, 우리가 찾자

넥스터스는 사회적 기업의 활동과 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실천을 모색하는 대학생 네트워크 그룹이다.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끌어안는 기업가 정신의 실천을 비전으로 하고 있다.

그들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과 참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빈곤 해결책을 찾기 위한 넥스터스의 시작은 아주 단순했다. 현 넥스터스의 대표 한상엽 씨 (24. 연세대) 가 우연히 사회적 기업가에 대한 책을 읽은 후 사회적 기업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생각에서 출발한 것. “사회적 기업의 설립을 위해 자료를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함께 연구할 친구들을 찾았다” 는 한 씨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기업과 시민사회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기업을 알리고 싶다” 며 사회적 기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 한국에서의 사회적 기업, 아직 갈 길이 멀다

사회적 기업이 노동부의 중점 사업으로 채택되고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마련되는 등 우리 사회가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업적 접근 방식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다. 하지만 넥스터스 회원들은 “사회적 기업가를 빼 놓고 사회적 기업을 논할 수는 없다” 며 “사회적 기업의 중요성은 강조하면서 사회적 기업가가 양성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는 노력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콜롬비아나 하버드, 버클리, 스탠포드 등의 유명 MBA 스쿨에서는 이미 사회적 기업가 과정이 마련되어 있으며 졸업 후 관련분야에서 활동하는 경우에는 보조금도 지급 된다” 며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한 지원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덧붙여 현재 한국의 사회적 기업은 자활?재활 수준에 그치고 있어 정부의 사회적 기업 육성법과 사회적 일자리 지원법의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 빈곤 해결책 찾아 인도로 떠나다

국내 유일 실업 관련 공익재단인 (재) 실업극복국민재단 ‘함께일하는사회’는 사회적 기업, 지역경제 활성화 현장, 대학벤처 등이 실현되고 있는 세계 곳곳을 탐방하는 프로젝트 진행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이 구체화 된 것이 바로 넥스터스 회원들이 지난해 참여한 ‘세계 희망경제 탐방 프로젝트’ 이다. 이들은 2006년 12월부터 7월까지, 8개월 동안 탐방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탐방 대상과 대상국을 선정하는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밝혔다. 흔히 인도를 가난 일색의 국가로 보는 시선에 익숙하지만 인도에는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착안, 인도를 탐방 대상국으로 선정했다고.

“이들의 손에는 저숙련 빈곤층을 위한 물탱크와 사회 문제를 진단하고 다양한 주체들을 문제 해결에 참여시키는 컨설팅 노트가 항상 들려 있더라고요. 문제가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말이죠.”실제로 인도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라민 은행뿐만 아니라 태양열을 이용한 친환경?저비용의 램프를 저소득층에 보급하는 네스트(NEST), 낙후지역의 소규모 기업 창업을 돕는 ‘셸 파운데이션’등 다양한 사회적 기업이 있다.

“물론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죠. 방문 대상 기업을 선정하고 인터뷰 및 방문 일정을 잡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인도 사람들은 한국 사람과 달리 느긋하고 일 처리가 느린 편이어서 이런 문화 차이로 인한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탐방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요.” 탐방을 통해 시민단체나 정부가 못할 일을 기업이 해결할 수도 있음을 느끼면서 준비 과정의 어려움을 다 잊게 되었다며 웃어 보였다.

▶ 넥스터스, 시즌 2

이들은 현재 인도 사회적 기업 탐방의 직접적인 기대 효과로 설정하였던 ‘사회적 기업의 여론화’를 위해 책을 쓰고 있다. 사회적 기업 탐방이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이를 위한 수단으로 출판을 선택했다. “ 출판은 목적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수단이에요. 넥스터스의 인도 사회적 기업 탐방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한 출판사를 통해 이르면 4월, 늦으면 6월 경에 정식 출판될 예정입니다. 이 출판이 1회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싹을 틔우는 발판이 되었으면 하는 뜻에서 인세의 10%를 저희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을 위한 목적을 가진 기금에 기부할 예정이에요.” 출판 자체를 출판사와 함께 시리즈로 기획, 파급력과 의의를 키우고 있다. 더불어 실업극복국민재단에서는 대학생 해외 사회적 기업 탐방 프로젝트를 ‘세계 희망 경제 탐방 프로젝트’로 정례화 하기로 했다.

넥스터스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업적 접근 방식으로 ‘노인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사례들을 발굴하고 탐방하여 출판물로 만들기 위해 기획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사례 발굴과 더불어 펀딩을 위한 기획서 준비 단계에 있다. 동시에 사회적 기업의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데 2008년 쏘시얼벤처대회 (Global Social Venture Competition) 출전을 염두에 두고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기업을 세워도 좋고 학회를 만들어도 좋아요. 포럼을 해도 좋겠죠. 재미있게 실험을 할 수 있으면 되는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성과가 나지 않는다면 뭐 그것도 좋아요. 실험을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rplmsa@hanmail.net문수아 명예기자(이화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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