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美 초저금리 시대 다시 열린다

미국 기준금리가 올 상반기 안에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채권시장에서 전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중금리가 정책금리 인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추가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같은 전망의 근거다.

이렇게 되면 미국 금리는 실질적으로 물가상승률을 밑도는 초저금리 상태를 맞게 되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FRB가 연방기금(FF) 금리를 통화정책 기준금리로 정한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의 연속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상당수 기업이나 가계가 막상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 할 경우 물게 되는 이자는 도리어 올랐다면서 이는 결국 FRB의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고 전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기업들이 시중에서 돈을 빌릴때 적용받는 금리는 FRB가 단 9일 동안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내렸던 1월 이후 오히려 상승했다.

투자등급 미국 기업 회사채 가산금리는 지난 1월 21일 2.24%포인트에서 지난 12일 2.37%포인트로 올랐다.

또 뉴욕, 워싱턴 등 대도시 지역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출규모 41만7000달러 이상의 이른바 ‘점보 모기지’ 금리 역시 지난 1월 꾸준한 오름세를 기록, 주택매매를 제약하면서 추가 집값 하락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거듭된 FRB의 금리인하가 시중금리를 낮추는 데는 효과가 크지 못했다는 것으로 이는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더 낮아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경제학교수는 이날 뉴욕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 가장 우려할 만한 사안은 신용시장의 더딘 움직임”이라며 “FRB가 상당한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문제는 과거의 금리인하가 시중금리를 끌어내리는 견인작용을 할 수 있을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미 경제 팽창(호황)과 수축(침체) 시기를 공식적으로 판단하는 민간기구인 전미경제조사국(NBER)을 이끌고 있다.

FRB의 기준금리 인하가 아직도 체감금리를 떨어뜨리지 못하는 이유는 돈을 빌려주는 이들과 투자자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으로 막대한 돈을 잃은데다 최근 채권 발행업체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 강등될 것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결국 이같은 조달비용 상승은 FRB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반감시킴으로써 버냉키 의장이 의도하는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더 내려야하게 만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뉴욕연방은행 은행 리서치 책임자를 지낸 스티븐 세체티 브랜다이스대 교수는 “문제는 접하는 모든 재료가 악재라는 것”이라며 “FRB는 추가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지금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시장에서는 오는 3월 18일 FRB의 통화정책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E) 회의 또는 그 이전에 기준금리가 0.5%포인트 내려 2.5%까지 낮아질 가능성을 지난 1월 31일 68%에서 지금은 100%로 보고 있다. 0.7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20% 정도인 것으로 시장은 판단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또 기준금리 인하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4월 29∼30일 회의에서 0.25%포인트 낮아진 2.25%, 6월 24∼25일 회의에서 추가로 0.25%포인트가 떨어져 2.0%까지 기준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버냉키 의장과 면담한 상원의원들 역시 버냉키 의장이 추가 금리인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12일 공화당 상원의원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 금리에 대해 직접 언급 하지는 않았지만 “신용경색이 완화되지 않으면 해야만 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재닛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가산금리 상승은 FRB의 통화정책 방향에 반하는 것”이라며 “가산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했다는 사실은 금리인하의 부분적 이유였던 금융시장 경색 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FRB의 통화정책이 시장에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이날 조지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1680억달러 규모의 재정정책, 경기부양안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송경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