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신용정보조회 개선안 유명무실

김주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주부 J씨는 최근 신용점수가 떨어져 은행권 대출이 힘들어졌다. 과거 재테크차원에서 인터넷 대출사이트를 통해 단순 신용조회로 자신의 대출가능여부와 대출한도를 알아본 것이 화근이었다.

지난해 8월 정부가 신용정보조회 개선안을 시행, 대부업체의 대출이 수반하지 않는 단순목적 조회로는 신용등급 하락이 없도록 밝힌 터라 안심하고 조회한 것. 하지만 J씨의 신용점수는 조회할 때마다 하락됐다.

단순 신용정보 조회만으로도 개인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 신용정보조회 개선안이 시행 6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아가 말썽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가능 여부와 대출한도 등 단순 신용을 조회하는 저 신용자의 신용등급이 갈수록 떨어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14일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정부가 대부업체의 대출이 수반하지 않는 단순목적 조회로는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신용정보조회 개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대부분 대부업체들은 90% 이상의 신용조회와 단순 조회도 대출관련 신용조회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단순 신용정보 조회를 한 고객들은 신용점수가 떨어지면서 신용등급도 동시에 하락, 대출제한이나 금융기관 이용시 불이익을 받게 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대부 업체가 고객의 신용조회를 '단순 신용조회'로 분류해도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신용점수를 차감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업체도 동일한 신용등급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의 신용조회를 주로 이용하는 저신용자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진 데는 금융감독당국이 모범규준안에 단순목적 조회도 '대출 가능여부만 알려주는 조회'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감독당국은 단순 금리, 대출 한도 조회만으로도 신용등급이 떨어지도록 하는 '금융회사 등 신용정보 조회·활용제도 개선방안'을 한 달 만에 개정했다. 다시 말해 단순 목적 조회도 대출과 같은 조회로 지정해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도 "대출을 수반하지 않는 단순 금리나 한도 조회도 '단순상담'으로 분류돼 신용점수 하락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다만 통계학적으로 금리와 한도 조회가 많은 고객은 대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어서 취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업 대출을 이용하는 저신용층이 대출가능 여부만이 아니라 금리나 대출한도를 비교하고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신용조회하고 있는 데도 금융당국이 이 점을 간과해 모범기준안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대부업체의 경우 제도권 금융기관처럼 감독대상이라면 별 문제가 없지만 현 시스템 하에서는 금융기관에 조회에 따른 신용점수 하락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720만명에 육박하는 저신용층의 크레디트뷰로(CB) 공유가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6월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의에서 "대출을 수반하지 않는 단순 신용정보 조회의 경우에도 조회한 사실만으로 신용등급 하락이 있을 수 있다"며 "개인 CB에 대한 신용정보 조회를 세분화시켜 대출 부분과 단순 조회는 구분토록 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email protected]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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